'일하다: Intel life 2012'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2.12.04 WW49, almost done 1
  2. 2012.11.15 Confusing, but an offer is an offer. 2
  3. 2012.10.22 WW43, 근황보고
  4. 2012.09.05 Back in Virginia, 학생이었지-나.
  5. 2012.08.30 PCCG Global Give-Back Day & back to Virginia 3
  6. 2012.08.28 Running shoes- 3
  7. 2012.08.27 Running, portland bridge loop
  8. 2012.08.08 동네 도서관
  9. 2012.08.07 WW32: I can't believe it's already August
  10. 2012.07.25 WW30, fire drill

1월 16일에 시작해서, 12월 14일이 인턴십 마지막 날이다. 

시작할 때 목표는, 인더스트리 리서치 경력 쌓기, 네트워킹 하기, 

맘에 드는 팀에서 풀타임 오퍼 받기- 이렇게 세 가지였는데, 모두 완료.

Mobile communication group 안에 있는 smart device innovation 팀에서, 

HCI engineer/UX researcher로 오퍼를 받았고, 학위 받는대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11월 중순에 받은 우리팀 오퍼를, 내가 가고 싶어서 인터뷰 하자고 

찌르고 있던 팀 매니저한테 들이밀고는 나 11월 말까지 결정해야 하니 

인터뷰 일정 당겨달라고 우겨서추수감사절 연휴를 전후로 휴가 안 간 사람들 

긁어모아서 후다닥 인터뷰를 보고는, job talk 한 번 없이 속전속결로 오퍼를 받았더란 스토리-

운이 참 좋았던 게, 인터뷰 해야했던 사람 일곱 명 중에서 세 명은 예전에 나랑 1x1 미팅을

여러 번 하면서 커리어 계획이며 프로젝트, 논문 이야기 등등 썰을 풀만큼 다 푼 사이였어서, 

그 사람들이 굳이 다시 인터뷰 안해도 오케이라고 해 준 덕택에 일이 수월하게 풀렸다.

평소에 이 회사에서 UX한다는 사람이면 디자이너든 리서처든 엔지니어든 

그저 만나서 친한 척하고 수다떨고 조언듣고 했던 게 결실을 본 셈이다.


다른 회사를 알아보지 않은 것도 아니고, 아직 연락 오는 곳도 있고 하지만,

일단은 인텔에서 몇 년 꾸준히 일하면서 경력쌓고 포트폴리오 늘리기로 마음먹었다.

교수님이랑 컨퍼런스 콜 하면서 취직했으니 졸업만 하면 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럼 잡톡 연습 안시켜도 되는구나 하고 좋아라 하시더라. ㅎ_ㅎ


불과 다음 주 목요일이면 컴퓨터 반납하고 정리해야 하는지라, 

이제 프로젝트 마무리하면서 논문 모드로 기어를 바꾸는 중이다.


이제 남은 건, 이사 준비와 조엘군 잡 알아보는 것 (두둥).

조엘은 자바를 주 언어로 쓰는 소프트웨어 디벨로퍼라, 인텔 말고도 근처에

시스코, 세일즈포스, 오토데스크, 야후, 오라클 등등 텍 회사들이 꽤 있어서

잘 찾아보면 어디가 됐든 취직은 하겠지 싶다. :-)


내가 어디에 풀타임을 잡든 무조건 따라와 주겠다고 한 조엘군, 생각할 수록 신통하다.

혹시나 아이오와 같은데에 잡이 덜컥 잡히면 어떡할거냐,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정색하고 거기 평생살진 말자고 조건을 달겠지만, 그래도 네가 가는데면 옮길거다-했었지.


아무튼. 이제서야, 터널의 끝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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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길고 긴 인턴십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 기념할 만한 일인 건 맞으니까, 몇 마디 써 놓자.

1월 중순에 설렘 반 불안함 반으로 오레곤 생활을 시작했는데, 딱 10개월이 된 오늘 풀타임 오퍼를 받았다.


그런데 이게 좀 당황스러운 게, 타이밍도 그렇고 부서 배치도 그렇고 심지어 잡 타이틀도 그렇고 헷갈리는 것 투성이다.

사실, 지난 달부터 내가 있는 비즈니스 그룹엔 re-org 바람이 휙 몰아쳐서 모든 게 휘저어진 상태고,

원래 매니저는 다른 팀으로 옮겨가고, 내가 속했던 UX팀 구성원들은 헤쳐모여- 중이라 꽤나 어수선하다.

매니저가 떠난 뒤 보스의 보스가 임시로 우릴 관리하게 되면서 1x1로 만났을 때 아저씨가 그랬었거든,

자기 밑에 있는 UX folks들은 서서히 트랜지션해 나갈거고, 내 조직은 순수 소프트웨어 팀으로 재편성이 될거다.


사실 9월에 첨으로 풀타임 얘기가 나왔었고, 지난 두 달간 전 매니저가 밀었다 당겼다 놨다 잡았다 하는 통에

좀 데이기도 했고 해서, 내 입장은 이랬다. 정말 괜찮은 팀이었고 올 한 해 정말 많은 걸 배웠지만 

팀이 아직 자릴 잡지 못한 상태에서 해산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난 내 할 일 조용히 마무리하고 떠나야지.


그랬는데 며칠 전에 HR에서 뭘 작성해 달라고 폼이 날아오더니만 오늘 뜬금없이 전화가 와선 오퍼를 날리는거다.

이 스태핑 아주머니, 전화기 붙들고는 아주 신난 목소리로 매니저는 누구고, 페이그레이드가 뭐고, 베네핏은 어떻고

보험은 이렇고 저렇고 블라블라 10분을 떠들고 나서야, do you have any questions?

그래서 내 첫 질문은 이거였다, well, first thing's first- what's the job title? 내참.


이야기인즉슨, (뭐가 급했던건지) 보스의 보스가 지난 금요일인가에 연락해와선 

자기 밑으로 제일 빨리 오퍼낼 수 있는 박사급 포지션이 뭐냐, 해서 쿵짝쿵짝 맞춰본 결과

Software Engineer로 - _- 오퍼가 나왔다는 뭐 이런 당황스런 이야기다.

아무래도 윗선에서 뭔 일이 또 일어나고 있는 모양인데, 의뭉스럽게 나한텐 한 마디도 안했으면서; 

근데 붙잡고 물어보고 싶어도 이 아저씨 이번 주 휴가가고 안 계신다.


억셉할거지? 하고 대뜸 묻길래, 일단은 다른 부서랑 진행 중이던 게 있어서 

그 쪽이랑도 얘기해야하고 지도 교수님들하고도 의논한단 핑계를 대고 2주 시간을 벌었다. 

일단은 연봉이 내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 내가 써 낸 salary expectation은 베이스 샐러리 수준을 적어낸 건데, 

오퍼는 보너스 포함 그 금액을 얘기해와서 카운터를 넣어야 할 것 같고, 잡 타이틀도 고쳐야 하고 기타등등.

학교 돌아가서 여유있게 졸업하고 5월에 시작해도 좋고, 당기려면 당기고 밀려면 밀고- 플렉서블한 건 맘에 든다.


두고봐야 하겠지만, 팍팍한 취업 시장에서 보험(?)은 하나 건진 셈이다.

적어도 OPT 다 받아놓고도 취직을 못해서 한국에 돌아가야 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인텔 오퍼가 fall back plan이라니, 나도 꽤나 멀리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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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주엔 미루고 또 미뤘던 치과 클리닝과 정기검진을 해치웠다. 

일에는 크게 진척이 없었는데, 그것만으로도 꼭 뭔가 큰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국에 온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미국 치과를 가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기선 의료보험에 치과는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dental insurance를 따로 사야하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서- 한국 들어갈 때마다 한 번씩 제발 별 탈 없었길 바라면서 치과에 가곤 했다.


게다가 미국 와서 1년 정도 됐을 때 fibula가 부러져서 수술 받고 응급실 치료비와 수술비 합쳐 

(유학생 보험에서 다행히 커버해 주었지만) 거의 8천만원 가까이 되는 빌을 본 적이 있어서, 

그 뒤로 병원은 사고난 게 아닌 이상 그냥 안 가는 곳으로 치부하고 살았는데-

회사엘 다녀 좋은 점이 medical, dental, vision insurance까지 모든 게 커버된다는 것. 

회사에서 큰 보험회사랑 딜을 해서 보험사는 두 가지 옵션이 있고 각 회사마다 플랜이 몇 가지 있다.

일단 medical은 Anthem의 consumer driven plan을 선택했는데, 

월급에서 한 달에 18불 정도 떼어가고, 일정 금액까지는 회사에서 내 준 contribution에서 

먼저 돈이 나가기 때문에 젊고 건강해서 병원엘 자주 가지 않는 사람은 본인부담금이 적다.

그리고 회사 의료보험에 가입하면 치과 보험이랑 시력 (안경, 렌즈) 보험은 공짜로 따라오고,

1년에 한 번씩 하는 메디컬, 덴털, 비전 정기검진과 덴털 클리닝은 공짜다. 


학교에 있을 때 student employee들에게 가입시키던 보험은 커버해주는 것도 최소에다

본인부담금도 높았고, 덴탈, 비전은 당연히 불포함에 1년에 보험료로 뜯어가는 돈만 해도 3000불이 넘었는데-

이러니 큰 회사 안 다니고서는 미국에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받는 게 쉽지 않은 거지...


어쨌든, 치과에선 엑스레이 찍고, 잇몸 상태 확인하고, 치아 상태 확인하고 플라그 제거하고 그랬는데, 

의사/간호사 선생님 다들 한국에서 몇 년 전에 했던 내 골드 인레이를 예쁘다며(?) 대놓고 '감상'하시는 바람에 좀 민망했다.

사랑니를 다 뽑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한 개가 옆으로 누워서 숨어 있는 걸 발견한 것도 수확. -. -;


2. 

요즘 내 머릿 속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건 역시 job search.

몇 군데 지원을 했고, 벌써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는 포지션이 하나 있다.

금요일에 연락와서 내가 제시한 타임라인이 자기네랑도 맞으니까 기다릴 수 있다, 

정식 프로세스는 1월에 하자고는 했는데, 역시 메일 말미에는 그치만 혹시라도 

좀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는거면 알려달라고 하는 걸로 봐서


말인즉슨, 12월에 시작할 수 있는거면 지금 프로세스해서 오퍼 줄테지만 

뭐 정 3월에 시작해야겠으면 1월까진 일단 다른 사람들 지원서 받으면서 

분위기 보다가 너보다 나은 애 있으면 오퍼 줘 버릴거고, 

그 때까지도 적당한 사람 없으면 그 때 너한테 오퍼주고 3월까지 기다려 주마-인 듯.


Pay grade 알고 있으니 연봉 수준 그런대로 흡족할거고, 잡 디스크립션 맘에 들고, 

그 팀 사람들 중에서 진짜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기도 하고...

그런 거 생각하면 까짓거 12월에 시작할게요 하고 덜컥 진행해야 하는 게 맞는데-

(오퍼 받은 다음에 적당히 네고해서 휴가 땡겨 써도 되는거고 하니까)

못내 아쉽다. Bay area랑 시애틀에 지원한 게 아직 연락이 안 왔고, 

그 중에 한 회사는 진짜진짜 가 보고 싶은 곳이어서, 맘이 확 당기질 않는다. 


그치만 또 새로운 곳에 가서 적응하고 다시 시작할 생각하면, 좀 지치기도 하고-

오레곤에 사는 게 꽤 맘에 들기도 하고, 그래도 젊을 때 bay area 내려가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설 곳을 모르고 갈팡질팡, 마음이 이렇다.


아무튼, 금요일 밤에 (드디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일단 이거 보내주고, 지난 번에 버지니아 갔을 때 선생님들 조언대로, 

교수님 핑계를 대서 시간을 조금 벌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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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오레곤으로 인턴을 하러 떠나서, 지금이 9월. 

원래는 인턴십 떠나기 전에 논문 실험을 모두 끝내고 떠날 계획이었는데,

그치만 실험이 자꾸만 캔슬되고, 실험 참가하다가 말고 피험자들이 drop out 하는 등, 

악재가 겹쳐서 원래 계획했던 세션 수의 75퍼센트밖에 못하고 오레곤으로 떠나야 했다. 

그렇게 반 년 넘게 무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다가, 그간 벌어놓은 휴가를 다 써서 학교에 실험하러 돌아왔다.


목요일 아침에 도착해서 밤부터 실험을 시작했다. 첫 팀은 퍼포먼스가 그저 그랬고, 

두 번째 팀은 세션 캔슬에 리스케줄에 우여곡절 끝에 화요일인 오늘이 돼서야 세션 시작. 

약간 무리다 싶은 리크루팅 끝에, 세 번째랑 네 번째 팀은 어찌어찌 스케줄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수요일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니까, 적어도 월요일까지 데이터 컬렉션을 끝낼 수 있음 참 좋겠는데.

사실- 수요일 아침에라도 실험 끝낼 수만 있으면 진짜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실험할 작정을 하고 오긴 했다. 


오늘 아침엔 닥터 비와 리사를 함께 만났다. 실험 진행 상황, 졸업 스케줄, 디펜스랑 커미티 이야기 등등...

잡 서치 이야기도 했는데, 끝내기 전에 풀타임 오퍼를 받고는 회사가서 일하면서 데이터 분석하겠다며 

난 학생들이 실제로 끝을 내고 디펜스를 한 케이스가 정말 10퍼센트가 안 된다고.

...선생님이 매니저랑 어떻게 협상하는 게 좋을 지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그 미팅을 끝내고 코딩 관련해 여쭤볼 게 있어서 T선생님 방에 들렀었다. 

연구 이야기, 회사 이야기, 동네 이야기, 떠난 친구들 이야기, 아직 여기 있는 친구들 이야기 등등을 하다가

피츠버그로 간 L이야기가 나와 한참 two body problem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엘이랑 코디는 참 잘 된 거죠- 저는 요즘 포틀랜드에 있고 조엘군은 디씨에 있어서 힘들어요.

T선생님도 남편은 엔지니어고 선생님은 아카데미아에 계시다 보니, 

같은 도시에 job 잡기가 힘들어서 무려 10년째 주말부부 생활을 했는데, 

어느 한 사람이 희생하지 않고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라고-

안 그래도 그 때문에 곧 햄튼에 있는 remote campus로 떠나신다고 했다.


지난 목요일에 도착하자마자 리사랑 만났을 때도 그랬고, 

오늘 코어드바이저 두 분 다 만났을 때도 그랬고, 

아까 T교수님 방에 갔을 때도 그랬고-

사실 교수님들이랑 어찌보면 그리 매끄럽지 못한 한 해를 보내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언을 구하고 어떤 잔소리를 들어도 마음이 푸근했다.

같이 그랜트 일을 하고, GRA로 돈을 받고 그래서 보스와 직원 관계이기도 했지만, 

역시 이 분들은 선생님이고 나는 학생이었던 거구나, 싶더라. 


학생 노릇을 정말이지 너무 오래 했다고, 

이제 그만 졸업하고 move on 하고 싶다고 끊임없이 투덜댔지만,

오늘은 참, 학생으로 여겨주시고 토닥여주시고 꾸짖어주시는 선생님들이 너무 감사해서, 

학생이고 아직 그 분들 손을 떠나지 않은 제자라는 게 너무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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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그룹은 PC Client Group, PCCG. 엄청 덩치가 큰 수퍼그룹인데, 

오늘은 PCCG에서 지정한 global give-back day래서 이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다 봉사활동 하러 가는 날이었다.

인텔을 통해서 봉사활동을 가면, 내가 가서 봉사하는 시간당 10불로 계산해서 그만큼 회사에서 기부를 한다. 

오늘 우리 그룹에선 총 50명이 Jackson Bottom Wetlands에 가서 4시간씩 일을 했으니까

총 200시간, 그럼 인텔에서 그 습지보호구역에 또 2000불을 기부하는 방식. 

 

오늘 그 습지보호구역에서 우리가 한 일은 chipping the trails!

하이킹 트레일들을 전부 woodchip으로 덮는 거였다. 

산더미같이 쌓은 우드칩을 삽으로 퍼서 외발 수레에 옮겨싣고, 

트레일 끝까지 가서 갈퀴로 잘 펴서 길을 덮는 것.

정말로 끝이 안 보이는 manual labor의 최고봉이었는데,

땀 뻘뻘 흘리면서 50명이 달라붙어 삽질에 갈퀴질을 해 대니, 

4시간만에 습지 안 트레일들이 다 덮이더라...워워. 


그거 끝내고, 점심먹고, 회사로 다시 들어와서는 

데이터 분석하고, 미팅하고, 미팅잡고, 랩 정리하고...


일찍 퇴근해 짐 챙길 작정이었는데, 결국은 다섯 시를 넘겼다. 

집에 돌아와서 빨래 돌리고, 쓰레기 내다 버리고, 냉장고 비우고-

큰 트렁크를 꺼내서 필요하다 싶은건 그냥 다 집어넣었다. 

대충 집 비울 준비를 끝내고 트렁크를 차에 실으니 7시 40분. 

...여차저차, 전철 타고 한 시간 반 걸려서 공항에 도착. 

시카고로 가는 밤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인데- 체력이 달린다. 아우.


내일이랑 금요일은 재택근무고-

다음주랑 그 다음주는 그 동안 쌓아둔 휴가를 몰아서 다 쓰기로 했다. 

....어디 놀러가는 거라면 좋으련만, 남은 논문 실험하러 버지니아에 돌아가는 것. 


This too shall pass. 

보딩 콜이다. 자, 그럼 동부에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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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동네 달리기 용품 가게인 Fit Right NW 에 가서 달리기 폼 분석을 받고 새 러닝화를 샀다. 

처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던 게 2005년이니까 벌써 7년이 된 셈인데 (뭐 그리 꾸준히 달렸다곤 못하지만), 

내가 달릴 때 하중이 바깥으로 쏠리는 지 안으로 쏠리는 지 직접 확인하고 신발을 골라본 게 오늘이 처음이다.


오늘 은퇴한 운동화는 작년 생일에 언니랑 형부가 선물로 사 준 리복 Runtone인데, 

근육도 더 활성화 시킨대고, 색도 맘에 들고 해서 그냥 아마존에서 덜컥 주문해다가 1년 3개월을 신나게 잘 신었다.

그런데, 오늘 다른 신발들 신어보고 느낀 건- 사이즈도 안 맞고 착화감도 쿠션도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것. 


이 동네 가게는 좋은게, 신발 사러 왔다고 하면 gait analysis를 먼저 해 주는데, 

일단 맨발로 트레드밀에 올라가서 달려보라고 시킨다. 평소에 달리는 속도를 묻길래 시속 5.5마일로 달려봤다. 

트레드밀이 돌기 시작하면 뒤에서 발높이에 설치된 카메라가 녹화를 시작한다.

30초 정도 달리고 난 다음엔 녹화한 파일을 돌려서 앞에 달린 tv로 같이 보면서 분석을 해 주는데, 

나는 달릴 때 발목이 바깥을 향해 굽는 supination 형이었다. 느린 화면으로 보니까 확실히 밖으로 굽는다. 

보통은 발목이 안을 향해 굽는 pronation 형이 더 많다고 한다. 


Supination 형의 경우에는 neutral/medium support인 신발이 맞으니, stability를 강조하는 신발들은 피하란다.

그 말을 듣고 내 낡은 운동화를 뒤집어보니까, 역시나 바깥쪽이 다 닳아있다. 그것 참.


발 전체 길이를 새로 재고 발가락 길이랑 발 볼을 또 재보더니, 구두는 8 사이즈 정도 신어도 될 것 같은데, 

러닝 슈즈는 8.5도 내 발엔 작은 거라고, 9 사이즈 (255mm) 를 신으란다. 


그러고보니, 런톤은 8 사이즈였다...쿨럭. 사실 한 해만에 새끼발가락 쪽이 찢어지기 시작해서 황당했었는데,

발가락이 임팩트때 마다 신발 천장에 갖다 박히니, 1년만에 mesh에 구멍이 날 법도 한 거였다.


아무튼 직원 아저씨가 내 달리기 폼에 맞는 신발 다섯 켤레를 들고 나왔다. 

Saucony, Mizuno 두 켤레, Adidas, 그리고 Asics-

 

거듭해서 번갈아 신어보고 달려보고 한 끝에 아식스 Landreth 7으로 결정.

솔직히 디자인이 별로 예쁘질 않아서 아디다스 수퍼노바 글라이드에 혹했었는데, 

발에 착 달라붙으면서도 여유있는 착화감이, 도저히 포기가 안 되더라.

수퍼노바는 발 앞쪽은 굉장히 편했는데, 뒷쪽은 자리가 남으면서 발목을 감싸주질 못했다.


지난 주에 Intel Great Place to Run 10K 뛰고나서 이 가게 15불 기프트 카드 받은 게 있어서

그걸 쓰고 나니 온라인에서 사는 것 보다 몇 불이나마 더 싸게 샀다. 30일 보증을 해 주니까, 

혹시라도 신고 달리다가 뭔가 안맞다 싶으면 가지고 오란다. 맘에 드는 신발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사실은 리복 런톤 허위/과장 광고 class action suit에 끼어서 리복에서 43불 돌려받은 게 있으니까,

이거 저거 따지고 보면 원래 신발 가격의 반값 정도만 내 주머니에서 나간 셈이다-(라고 합리화를 해 봅니다) 


러닝화는 늘 TJMaxx에서, 나이키 팩토리 매장에서, 아마존에서 세일하는 운동화- 뭐 이런 걸 신어왔는데,

처음으로 신발에 거금을 썼다. (내가 가진 구두, 부츠, 운동화, 등산화 다 해봐도 니가 제일 비싸요 ;ㅅ;)

철 들고 꾸준히 (까진 아니어도 비슷하게라도) 하는 운동이라곤 달리기 뿐인데, 러닝슈즈 한 켤레쯤 투자해도 괜찮겠지.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우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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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부터 운동한 걸 기록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런키퍼를 써 왔다. 

1년 3개월 동안의 총 마일 수는 774마일. 



하지만 이 중에선 동네 gym에서 일렙티컬 한 것도 끼여있고, 자전거 탄 것도 끼어있고-

해서 달리기 한 거리만 따로 모아 계산해보니까 470마일 가량을 달렸네. 

역시 작년 여름이 거리로나 속도로나 피크였고, 올해 오레곤에 온 이후론 영 게으름을 피웠다.


어쨌든 런키퍼를 지금까지 잘 써오기는 했는데, 역시나...UI가 맘에 안 든다. 

충분히 예쁘지 않고, 충분히 세련되지 못한 인터페이스는, 자꾸만 나이키 플러스랑 비교가 되는 거다. 

나이키 플러스 앱을 설치해 놓은지는 꽤 되는데, 작년에 페어팩스에서 달릴 때 두어 번 쓴 걸 제외하곤 쓰지 않았었다. 
이번에 러닝 슈즈도 바꿨겠다, 러닝 앱도 한 번 바꿔보자 싶어서 나이키 플러스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오랜만에 나이키 플러스 웹사이트에 접속을 했다. 현재 위치를 설정하고 나니, 동네에서 많이들 달리는 루트가 
hit map으로 표시되고 explore 버튼을 누르면 리스트로 주루룩 뜬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왔을 때 달리기 좋은 루트 찾기에는 안성맞춤이구나 싶었다. 
포틀랜드에 온 지 벌써 7개월이 지났는데도, 어디가 좋은 지 영 몰랐던 나에겐 단비였달까. 
시내를 흐르는 윌라멧 강과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들을 참 좋아하는지라, 

Portland bridge loop이 대번에 눈에 들어왔다. 



그리 길지도 않은 2.4마일짜리 룹. 두 바퀴 돌면 딱 좋겠구나 싶었는데,

달리기 초보인 A양이랑 같이 나선 길이라 오늘은 한 바퀴만 돌고 오기로 했다. 

아침엔 잔뜩 흐렸던 하늘도 워터프론트에 도착하니까 파랗게 개고, 강바람이 서늘한 게 달리기 참 좋은 날이었다.



Hawthorn bridge를 건너 다시 west side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강변 따라 달리는 기분이 참 좋더라. 다리도 강도 참 예쁘고. 

달리고 나서 south east에 가서 브런치 먹고 집에 돌아왔다.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이지만, 날씨와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자주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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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에 퇴근해 동네 도서관엘 갔었다. 

2003년에 미국에 처음 와서 유핑네랑 같이 살면서 첫 날 만들었던 게 주 신분증, 은행계좌, 그리고 도서관 카드였다.

King county library system을 마르고 닳도록 써먹었었다-책이며 영화며 늘 그득그득 queue에 넣어두고 

주문해둔 게 도착했다는 노티스가 올 때마다 버스타고 부리나케 도서관에 가서 픽업해오고, 주말엔 거기가서 공부하고-


하지만 워싱턴 주를 떠난 뒤론 거의 학교 위주의 생활이라 

플로리다에서도 버지니아에서도 로컬 도서관 시스템은 그닥 활용하지 않았다. 

오레곤 온 뒤로 제일 먼저 찾아갔던 게 힐스보로 도서관이었고, 꽤나 맘에 들어 가끔 가곤한다. 

평일엔 저녁 여덟 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오래 앉아 일하거나 공부할 여건은 안 되지만, 

정시 퇴근 하는 날엔 일 마치고 오는 길에 들러서 논문 일 두어 시간 하고 돌아오기에 딱 좋다. 

이제까진 그저 가서 공부나 하고 가끔 책 두어 권, 영화 디비디 한 두 개 빌려오는 게 전부였는데,

오늘 처음으로 도서관 전체 섹션들을 돌아다니면서 뭐가 있나 구경을 했다. 


신간 섹션도 꽤 구색을 갖췄고, 레퍼런스용 자료들도 꽤나 많네- 이렇게 책장 별로 살피면서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외국어 자료 섹션에 Korean 책장이 있는 게 아닌가! *_* 

후다닥 스캔해보니, 책장의 반 정도는 별 관심없는 자기계발서, 성공담 류의 책들이었지만

나머지 반은 읽고 싶었던 한국 소설들, 신경숙이며 황석영이며 박완서 등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_<

신이 나서 이상문학상 작품집 두 권과 엄마를 부탁해, 그리도 다른 책 서너 권을 죄다 빌려왔다.


책 한 바구니를 가득안고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이렇게까지 신이 난 스스로가 좀 서글펐다.

영어가 주 언어가 된 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아직도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걸 보면,

내 영어가 내 한국어 수준을 따라잡기는, 아무래도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한국어로 된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와구와구 읽어치웠던 것처럼 그렇게 '탐독'을 

해 댈 시간이 있지도 않고, 약간의 여유가 난다해도 다른 일에 시간을 쪼개어 쓰기 바쁜 게 현실이니까.

아이쿠, 어쨌든 오늘도 한국어와 영어 사이에서 방황하는 건 별 다를 것도 없는 이야기고-


키스 쟈렛, 정경화, 니나 시몬의 시디들 그리고 한국 소설들로 책 바구니를 가득 채워와서 행복한 하루 :)

예쁘장하고 조용해서 좋아하던 동네 도서관이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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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집에서 책상 앞에 앉았다. 그간 계속해서 너무너무 바쁘다가, 지난 주부터 조금 여유가 생겼다.

오늘은 근 두 달만에 처음으로 여유있게 점심 먹으면서 올림픽 카약경기도 보고 수다도 떨고 1시간을 쉬었으니까.


올 여름 내내 E랑 둘이서 프로젝트 네 개 정도를 했는데, 둘이 감당하기엔 꽤나 심한 오버로드였고,

자꾸만 바뀌는 세부 계획이며, 여러 사업부가 얽혀서 돌아가는 이해하기 힘든 레벨의 politics하며-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E도 나도 굉장히 지쳤었는데,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A랑 다른 프로젝트 일을 했다. 

오랜만의 변화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A랑 일하는 것도 즐거웠고. 


저녁 여섯 시쯤 퇴근해서 Wholefoods엘 들러 가츠동으로 저녁을 먹고 장을 봐서 

7시 반에 집에 왔는데, 해가 지지 않아서 여전히 온 집안은 뜨거운 공기로 가득찼고,

실링팬을 돌려봐도 바깥 공기가 뜨거우니 별 다를 게 없다. 


미국 오고나서 에어컨 없는 곳에 살아본 건 대학원 첫 학기, 

열악했던 프레시맨 기숙사에 떨어졌을 때 뿐이라, 

1월에 이사올 때는 에어컨이 없는 집일 거라곤 상상을 못했다.

사실 여름이 되고 나서도 낮 기온 75도, 80도 정도의 선선한 날씨라 괜찮았는데,

지난 주말에 100도를 넘기더니 오늘도 95도 정도...며칠 더 더울 모양이다, 끙.


아무튼- 퇴근은 했지만 더워서 도저히 머리쓰는 일은 못하겠고,

해서 내친김에 온 집안을 청소했다. 설거지를 하고, 부엌 싱크대를 닦고, 빨래를 돌리고

욕실을 닦고, 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랑 재활용품을 덤스터에 내어다놓고...실은 다 주말에 했어야 하는데, 

토요일엔 Mount St. Helens, 일요일엔 에어쇼 다녀오느라 손도 못댔던 탓에 집이 엉망이었거든.


집안을 말갛게 해 놓고, 샤워하고 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기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럽여행 다녀와 초콜렛이랑 기념품을 보내주신 조엘군 어머니한테 메일을 보내고, 

그간 쌓인 사진도 조금 손을 대보고, 그러다보니 벌써 11시가 넘었네. 


내일은 단순한 데이터 manipulation 일거리랑 실험계획 태스크가 있고,

얼마 전 노스웨스턴으로 자리를 옮긴 E가 도와달라는 게 있어 컨퍼런스 콜을 잡았고,

오후엔 Intel Labs에서 프로젝트 엑스포 비슷한 행사를 한대서 

어디 재밌는 IXR 리서치가 있나 체크할 겸 가 보기로 했다. 


달콤한 다운타임은 이번 주가 마지막일 듯 하니,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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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산타클라라 출장 다녀왔다.

회사 셔틀은 처음 탔는데, 커머셜 플라잇보다 훨씬 편하더라 :-)

집에서 나가서 공항 대합실 들어가기까지 10분이라니.

그렇지만 실리콘 밸리쪽은 처음이었는데,

아침 비행기로 내려가서 워크샵에 미팅하고 오후 비행기로 올라왔더니-

그냥 차 몰고 Jones Farm 다녀온 거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 쿨럭.

2.

9월말까지는 계속 파이어드릴 모드일 거라는 추측.

회사에서 Jersey Boys 내일 저녁 공연 공짜 티켓을 받았는데,

뮤지컬이고 뭐고 집에 와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아이쿠.

3.

바빠서 운동 못 한 지도 백만년이고,

여유없는 마음 탓에, 조엘군하고도 투닥투닥.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학원에 서류를 보내야한다.

그냥 스캔한 PDF본이랑 팩스로는…안되려나. 전화, 걸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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