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43, 근황보고
일하다: Intel life 2012 2012. 10. 22. 02:23 |1.
지난 주엔 미루고 또 미뤘던 치과 클리닝과 정기검진을 해치웠다.
일에는 크게 진척이 없었는데, 그것만으로도 꼭 뭔가 큰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국에 온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미국 치과를 가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기선 의료보험에 치과는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dental insurance를 따로 사야하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서- 한국 들어갈 때마다 한 번씩 제발 별 탈 없었길 바라면서 치과에 가곤 했다.
게다가 미국 와서 1년 정도 됐을 때 fibula가 부러져서 수술 받고 응급실 치료비와 수술비 합쳐
(유학생 보험에서 다행히 커버해 주었지만) 거의 8천만원 가까이 되는 빌을 본 적이 있어서,
그 뒤로 병원은 사고난 게 아닌 이상 그냥 안 가는 곳으로 치부하고 살았는데-
회사엘 다녀 좋은 점이 medical, dental, vision insurance까지 모든 게 커버된다는 것.
회사에서 큰 보험회사랑 딜을 해서 보험사는 두 가지 옵션이 있고 각 회사마다 플랜이 몇 가지 있다.
일단 medical은 Anthem의 consumer driven plan을 선택했는데,
월급에서 한 달에 18불 정도 떼어가고, 일정 금액까지는 회사에서 내 준 contribution에서
먼저 돈이 나가기 때문에 젊고 건강해서 병원엘 자주 가지 않는 사람은 본인부담금이 적다.
그리고 회사 의료보험에 가입하면 치과 보험이랑 시력 (안경, 렌즈) 보험은 공짜로 따라오고,
1년에 한 번씩 하는 메디컬, 덴털, 비전 정기검진과 덴털 클리닝은 공짜다.
학교에 있을 때 student employee들에게 가입시키던 보험은 커버해주는 것도 최소에다
본인부담금도 높았고, 덴탈, 비전은 당연히 불포함에 1년에 보험료로 뜯어가는 돈만 해도 3000불이 넘었는데-
이러니 큰 회사 안 다니고서는 미국에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받는 게 쉽지 않은 거지...
어쨌든, 치과에선 엑스레이 찍고, 잇몸 상태 확인하고, 치아 상태 확인하고 플라그 제거하고 그랬는데,
의사/간호사 선생님 다들 한국에서 몇 년 전에 했던 내 골드 인레이를 예쁘다며(?) 대놓고 '감상'하시는 바람에 좀 민망했다.
사랑니를 다 뽑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한 개가 옆으로 누워서 숨어 있는 걸 발견한 것도 수확. -. -;
2.
요즘 내 머릿 속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건 역시 job search.
몇 군데 지원을 했고, 벌써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는 포지션이 하나 있다.
금요일에 연락와서 내가 제시한 타임라인이 자기네랑도 맞으니까 기다릴 수 있다,
정식 프로세스는 1월에 하자고는 했는데, 역시 메일 말미에는 그치만 혹시라도
좀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는거면 알려달라고 하는 걸로 봐서
말인즉슨, 12월에 시작할 수 있는거면 지금 프로세스해서 오퍼 줄테지만
뭐 정 3월에 시작해야겠으면 1월까진 일단 다른 사람들 지원서 받으면서
분위기 보다가 너보다 나은 애 있으면 오퍼 줘 버릴거고,
그 때까지도 적당한 사람 없으면 그 때 너한테 오퍼주고 3월까지 기다려 주마-인 듯.
Pay grade 알고 있으니 연봉 수준 그런대로 흡족할거고, 잡 디스크립션 맘에 들고,
그 팀 사람들 중에서 진짜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기도 하고...
그런 거 생각하면 까짓거 12월에 시작할게요 하고 덜컥 진행해야 하는 게 맞는데-
(오퍼 받은 다음에 적당히 네고해서 휴가 땡겨 써도 되는거고 하니까)
못내 아쉽다. Bay area랑 시애틀에 지원한 게 아직 연락이 안 왔고,
그 중에 한 회사는 진짜진짜 가 보고 싶은 곳이어서, 맘이 확 당기질 않는다.
그치만 또 새로운 곳에 가서 적응하고 다시 시작할 생각하면, 좀 지치기도 하고-
오레곤에 사는 게 꽤 맘에 들기도 하고, 그래도 젊을 때 bay area 내려가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설 곳을 모르고 갈팡질팡, 마음이 이렇다.
아무튼, 금요일 밤에 (드디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일단 이거 보내주고, 지난 번에 버지니아 갔을 때 선생님들 조언대로,
교수님 핑계를 대서 시간을 조금 벌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