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02.09 My Tired Old Beetle
  2. 2010.11.03 [유학생 요리백서] Soba noodle salad (2)
  3. 2010.05.27 Summer Roll, 월남쌈 :)
  4. 2010.05.12 Cold sores
  5. 2008.12.31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72시간 (1)
  6. 2008.12.13 What if-? (1)

My Tired Old Beetle

살아가다 2011.02.09 13:51 |
처음 미국에 나온 게 2003년- 1년 동안은 차 없이 살았다. 
미국의 suburb에서 차 없이 산다는 게 굉장히 불편한 일이긴 한데, 
그래도 1시간에 한 대씩 오는 버스 스케줄 챙겨서 타고 참 열심히도 돌아다녔지. 
2004년 여름이 돼서 시애틀 공항에서 인턴십을 하게 됐는데, 
정말 운전해서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버스를 타면 두 번 갈아타고 1시간 반이 걸리는 거다.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하고 생활비에서 한 푼 두 푼 저축했던 돈을 털고 
부모님 도움을 받아 2000년 연식의 중고차를 구입하고 운전을 배웠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총 17개 주를 나랑 같이 돌아다닌 내 낡은 비틀. 
창문이 고장났는데 고치는 게 너무 비싸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1년을 넘게 다닌 적도 있고
학부 졸업하고 GRE 준비하던 시절에 하이드랄릭 시스템 문제로 있는 돈은 다 털어넣고
가구 팔아 쌀 사고 집 주인한테 사정해서 렌트를 깎아 보기도 했고-
마일리지 높은 중고차 답게 이런 저런 탈도 나고 하면서 현재 마일리지 14만 4천을 기록했다. 

작년 겨울부터 배터리 방전이 잦더니 배터리를 두 개째 새 걸로 갈고는
엔진 체크라잇도 들어왔고, 이거 배터리 문제가 아니구나 싶어 샵에 차를 갖다 맡겼다. 
샵에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 보고는 전화와서 하는 말이, 엔진 컨트롤 유닛이 나갔다는것.
그걸 교체하자면 부품값만 1200불에다 공임까지 합치면 1500불 정도라는 거다. 
지금 팔아봤자 3000불 정도밖에 안나올 중고차에 1500불을 들이라니 참...

+
중고 부품을 구해서 원래 estimate에서 1/3가격에 수리했다. 천만 다행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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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만들어 먹는 이 샐러드는, 꽤 상큼하고 소바국수가 들어가서 배도 부르다. 

소바 1/8봉지 
(한 봉지에 8묶음으로 돼 있는 거에서 한 묶음이면 1인분이라긴 좀 많은데 알아서 가감..)
스프링 믹스 반 봉지
벨페퍼 1/4개 정도 깍둑썰기
파 한 줄기 종종 썰어둘 것

드레싱
간장 1스푼, 식초 4스푼, 스플렌다(혹은 설탕. 꿀은 향이 강해서 별로였음) 1스푼, 
참기름 2/3스푼, 깨소금 한움큼, 칠리소스 1/3스푼

드레싱은 작은 그릇에 따로 섞어놓고, 믹싱볼에 야채 담고-
국수는 삶아서 찬물에 헹궈서 물기 빼고 야채 위에 올린 다음
드레싱 휘휘 뿌려서 섞으면 완성! +_+

사진을 찍어놓질 않아서 좀 안 됐지만- 
야채는 스프링 믹스 대신 로메인을 (미국 상추?) 써도 맛있음. 
로메인보다는 스프링 믹스가 드레싱을 더 잘 흡수하는 듯. 
단백질이 좀 필요한 날은 닭가슴살 삶은 걸 찢어서 넣으면 된다.

스프링믹스로 만들면 재료비가 1인분 3불 정도 들고, 
Romain으로 만들면 1인분에 2불 정도면 한 끼 식사 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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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엄마가 사다 놓으셨던 쌀국수도 아직 남았고, 
그제 동네 가게에서 라이스 페이퍼도 싼 값에 건진데다
피터가 스페인으로 떠나면서 남은 새우를 얻어온 덕분에,
오늘의 저녁 메뉴는 썸머롤 :-)
 
그냥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 채썰고, 새우 익히고-
찍어먹을 소스만 내놓으면 준비 끝. 

아참, 쌀국수 (rice vermicelli) 는 미지근한 물에 10분쯤 담가놨다가
끓는물에 2-3분 정도 후다닥 익힌 다음 건져서 찬물에 헹구면 된다.

땅콩 알러지가 있는 조엘 때문에 땅콩소스 생략. 
그냥 스윗칠리 소스랑 만들어 둔 초고추장, 두 가지를 dipping sauce로. 


안 되어도 30장은 넘어 보이는 라이스 페이퍼. 세일해서 1불 30센트에 건져왔음. 히히. 
요건 커다란 볼에 미지근한 물을 떠 놨다가 거기 20초쯤 담가두면 부드러워 짐.
미리 익힐 것 없이 식탁 위에서 각자 준비하면 된다.


부드러워진 라이스 페이퍼에다가 
이거저거 놓고 슥슥 말아주면 썸머롤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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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sores

살아가다 2010.05.12 15:29 |
한 열흘 전에 입술 양 옆이 갈라지고 붉은 반점이 생겼던 게
조금 가라앉나 싶다가 또 다시 말썽이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 중에서 가장 센 녀석을 사다가 
며칠을 발랐는데도 별로 나아지질 않고 해서,
결국 그제 학교 병원엘 갔었다. 이 학교 오고나서 거의 3년만에 처음 병원엘 간 셈.
의사가 보더니 기말고사라 다들 비슷한 증상이라면서 붙이는 패치를 처방해 주더라.
 
처방전을 들고 같은 건물에 딸려있는 pharmacy엘 갔더니 약값이 48불이란다. 
자기네는 insurance를 안받아서 그렇다고, 네 insurance 카드를 갖고 외부 약국에 가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니, 그렇게 하라며 처방전을 다시 내준다. 
하지만 그 잘난 패치에 거의 50불을 지불하자니 기가 막혀서 그냥 집에 왔었고,
어제까지 꽤 나아지는 듯 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니 없어졌던 sore가 다시 등장해 입술 옆으로 번져있다. 
결국은 약국엘 가야할 모양. 내가 갖고 있는 insurance는 
deductible이 100불까지라서, 그 이하로 드는 돈은 내가 내야한다. 

그러고보면 한국 의료보험은 참 좋았었는데. 
의사 한 번 보는데 3-4불 정도면 되고, 약값도 지원폭이 크고, 치과도 보험에 포함이잖아. 
여기선 dental insurance가 따론데 그런 거 가입은 엄두도 못내고,
그저 한국 들어갈 때마다 치과 한 번씩 다녀온 게 전부다. 

지금까진 한국서 했던 AIG 유학생 보험으로 버텼는데, 내년부턴 학교 쪽 의료보험으로 바꿔야 하나.
졸업하고 취직하면 이쪽 보험으로 어차피 바꾸긴 해야할텐데. 에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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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12월 27일 방송분]

가끔 KBS 다큐멘터리 3일-을 웹에서 보곤 하는데,
이번엔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72시간-이 타이틀이었다.
도착하고, 떠나고, 만나고, 또 헤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젠 익숙해진 출국장과 입국장이 고스란히 담긴 티비 화면을 보고 있자니까,
처음 한국에서 떠나던 날 출국장 간유리벽의 틈새로 옹기종기 쪼그리고 앉아서
얼굴을 내밀고선 울면서 손을 흔들어주던 가족들이 떠올랐다.

날짜도 명확하게 기억하는 2003년 6월 11일.
무게가 오버된 체크인 백을 다 풀어헤쳤던 통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정신없이 들어섰던 출국심사대.

벌써 5년 반이 지나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유학생활인데도-
가끔 그 날의 인천공항이 떠오르면,

스물 두 살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한국을 떠났던 걸까-
또 그 날부터 학부 마칠 때까지 긴 시간을 힘겹게 써포트해 주셔야 했던
부모님은 어떤 마음으로 떠나는 내 뒷모습을 보고 계셨던 걸까, 싶어서 가슴이 철렁한다.

지금의 나는-눈이 붓도록 울었던 그 날의, 퍼렇게 날이 섰던 마음에
부끄럽지 않도록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아직 뒤를 돌아보기엔 한참 이르지만,
가끔은 절실하고 절실했던 그 마음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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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f-?

살아가다 2008.12.13 17:24 |
What if my best is not good enough?
참 우울한 질문임에 틀림없다.

기말 과제가 쌓여있는 토요일 오전. 기숙사에서 나와 커피를 한 잔 샀다.
엔지니어링 빌딩 앞에 도착해서 차를 댔는데...
웬걸. 오늘따라 오피스에 들어가기가 정말 싫다. 

차에 앉아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공부 잘 되냐고. 뭐하냐고. 
친구 왈, 청승맞게 파킹랏에서 그러고 있지 말고 집에와서 컵케잌이나 먹으랜다.

현실도피에는 일가견이 있어서 아주 신나라하고 친구네 집으로 차를 돌렸다.
둘이 소파에 축 늘어져 컵케잌을 먹으면서 신세 한탄을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완벽해 보이던 친구네 가족에게도 문제는 있더라는 것.

내 친구의 부모님은 두 분 다 Material Science and Engineering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Oak Ridge National Lab에서 연구하고 계시는 과학자다.
게다가 어머니는 ORNL 안에서도 뜨는 디비전인 나노공학센터의 디렉터. 

같은 전공은 아니라도 엔지니어링에 연구하는 분들이라
말도 잘 통하고 좋겠구나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친구가 하는 말, 자기 부모님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 친구에게 I'm proud of you, 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단다.

지금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것도, 만약에 석사만 하고 나갔더라면 완전 실망하셨을테고,
좋은 성적으로 fellowship을 받고 박사과정에 진학했다고 해서,
우리 딸 열심히 하는구나- 같은 반응은 기대조차 힘들다는 것.

되려 가족들이 모이면 왜 프리림을 아직 안 봤는지, 논문은 얼마나 쓰고 있는지,
코스웍에 왜 B가 있는지- 이런 대화만 하게 돼서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My best would never, ever be good enough for them. 이라고 말하는 친구.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렇겠구나. 가족들을 만나는 게 편안할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나는 참 다행이지. 내가 학문적으로든 어떤 면으로든 이뤄놓은 거라곤 하나도 없지만,
그저 여기 나와 내 힘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부모님은 내가 참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딸이고.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내 뜻대로 하게 두시니까.

가족들에게까지 일일이 평가받아야 한다면 얼마나 피곤한 일상일까.
물론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마냥 나를 자랑스러워해 주시는 부모님이 참 감사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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