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무려 2014년이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이직을 하면서 다른 주로 이사를 했고, 여기 글 쓸 무렵만 해도 꼬꼬마 주니어 리서처였는데 이제 테크 업계 만 8년 반을 넘긴 시니어이자 올해 덩치가 확 불어난 꽤 큰 팀을 서포트하는 매니저가 되었고, 미국으로 국적을 바꿨고, 또 뭐 했니.

 

여기 꼭 쓰고 싶은 이야기가 달리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트위터에 140자 단위로 끊어 생각하고 쓰고 하는 버릇이 든 게 도움이 안 된다고 느꼈고, 인스타그램엔 도저히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안 들고, 페이스북은...뭐 일 때문에, 가족들 생사확인이나 하라고 유지하는 계정일 뿐이고. 해서 아무튼 6년을 넘게 방치한 블로그를 다시 열었다. 

 

세상에, 여기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대학원 다닐 때 정말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많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면서 박사를 하고, 인턴을 하고 운이 좋아 업계에 큰 굴곡없이 정착을 했구나. 요즘 주니어 리서처들이나 박사과정 학생들 멘토링 할 일이 있는데, 좀 덜 다그쳐야겠다. 나도 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어찌저찌 일하면서 다 배웠으면서 그새 올챙이적을 다 까먹고 내가 주니어들을 다그치고 있으니 원. 

 

사실 그제 다른 그룹 디렉터랑 로드맵 협상하는 미팅에서 세련되게 반응을 못하고 이불킥을 하다가 블로그 뒤져서 일하는 이야기를 좀 쓸까 했던 게 다시 이걸 연 이유였는데...며칠 지나서 그런가 그 이야기는 별로 안 쓰고 싶다. 

 

곧 인사평가 시즌이다.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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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파란색 라미 사파리를 구입하면서 처음 발을 들인

만년필 취미는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컬렉션이 늘어가고 있다. 


오늘 도착한 녀석은 카웨코 스포트- 

한동안 일본펜에 꽂혀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독일펜을 구입한 셈.

여행용으로 나온건지 뚜껑을 닫으면 딱 포켓 사이즈인 귀여운 녀석이다.

요즘 민트색에 홀려있는데, 이 컬러를 보는 순간 안 지를 수가 없었다.


스테인리스 미디움 닙으로 구입, 따로 판매하는 클립도 같이 샀다.



돌려서 여는 스크루 캡 방식이고, 뒤에 캡을 꽂으면 밸런스가 얼추 맞는다.



뚜껑을 닫았을 때의 크기 비교-

카웨코 스포트, 파일럿 프레라, 세일러 프로페셔널 기어 순. 

프레라가 참 작은 펜인데 뚜껑을 닫으면 카웨코 스포트가 더 작다. 



뚜껑을 뒤에 끼우면 프레라랑 카웨코가 거의 같은 사이즈로 변신.

카웨코가 약간 더 굵은 편이고, 무게는 훨씬 가볍다.



작고 가벼운데다, 가격도 라미 사파리보다 3-4불쯤 저렴해서 부담스럽지도 않고,

여행갈 때 단골로 챙겨갈 펜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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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백만년쯤 끼고 살았던 골동품 킨들 2를 아마존에 trade-in하고

킨들 페이퍼 화이트를 산 뒤로 예전보단 책을 많이 사고/빌리고/읽는데,

Goodreads.com을 통해서 목록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1. Ender's game (Orson Scott Card)

초반엔 애들 데리고 뭐하는 짓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갈 수록 몰입도가 상승. 

특히나 반전과 메세지가 훌륭했다. 영화를 보러갔었는데 섬세한 스토리를 마구 뭉뚱그려놓아서 속상했음.


2. Divergent (Veronica Roth)

헝거게임즈를 잇는 디스토피안 시리즈라고 광고들을 해서 읽어봤는데,

너무 10대 취향의 주인공 심리가 도대체 공감할 수가 없었다. 1권만 읽고 그만 둠.


3. Lean In (Sheryl Sandberg)

뭐 어쩌라고! 싶었음. 온실에서 자란 그녀의 이야기는...나한텐 그다지 현실감이 없었다고나. 


4. Mocking Jay (Suzanne Collins)

참 씁쓸하디 씁쓸한 결말이었다. 스토리의 흡입력은 여전했음.


5. Steve Jobs (Walter Isaacson)

진짜 맨손으로 personal computer industry를 창조해 낸 

입지전적인 인물의 여러 면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인간성으로 봤을 때, 절대 영웅시할 인물은 아니었지만 ㅋ_ㅋ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엿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6. 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7. 리진 (신경숙)

8. 새의 선물 (은희경)

9. 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10. 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이 다섯 권의 문제는...한 이틀만엔가 이 모든 책들을 다 읽어치웠더니만

뒤죽박죽 감흥조차 기억하지 못하겠다는 것. 흑. 다시 읽든가 해야지.

한국어로 된 책들은 너무 게걸스럽게 속독하는 버릇-이 있는데, 고쳐야 한다. ;ㅅ;


11. Bossypants (Tina Fey)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프로로서의 삶과 개인적 생활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여자라면 

들어둘만한 충고가 꽤 있다. 그리고, 티나 페이의 유머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12. The Circle (Dave Eggers)

요즘 텍 업계에서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 입장에서, 

현실과 너무 가까워서 불편할 정도의 스토리였다. 

세련된 스토리텔링은 절대로 아니지만, 섬뜩한 뭔가는 있다. 


아마존에 싼 값에 풀려서 샀다가 읽어봤으나 영 별로였던 책들:

Long Knives

Category Five


지금 읽고 있는 책들: 

A mango-shaped space (도서관 책이라 얼른 읽어야 함)

A fighting chance

A feast for crows (70%넘게 읽었으나 도서관 책들에 밀려서 멈춘 상태)


다음으로 읽을 책들:

Quiet (역시 도서관 책이라 2주안에 끝내야...)

Speaker for the dead

Dance of dragons

Ghost brigades


나한테 책 읽는 건 영화를 보러 가거나 드라마를 보는 것과 비슷한-

현실 도피 및 여흥의 장이다 보니 흥미 위주의 Sci-fi, 픽션을 주로 읽는다.

조금씩 논픽션도 읽으려고 시도는 하는 중인데 아예 권 수를 정해놓고 뽑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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