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2020년에 돌아와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0.12.22 140자 이상의 생각
  2. 2013.08.02 Pebble! 4
  3. 2013.07.24 월급쟁이의 루틴 2
  4. 2013.05.13 First week at work.

여기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무려 2014년이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이직을 하면서 다른 주로 이사를 했고, 여기 글 쓸 무렵만 해도 꼬꼬마 주니어 리서처였는데 이제 테크 업계 만 8년 반을 넘긴 시니어이자 올해 덩치가 확 불어난 꽤 큰 팀을 서포트하는 매니저가 되었고, 미국으로 국적을 바꿨고, 또 뭐 했니.

 

여기 꼭 쓰고 싶은 이야기가 달리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트위터에 140자 단위로 끊어 생각하고 쓰고 하는 버릇이 든 게 도움이 안 된다고 느꼈고, 인스타그램엔 도저히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안 들고, 페이스북은...뭐 일 때문에, 가족들 생사확인이나 하라고 유지하는 계정일 뿐이고. 해서 아무튼 6년을 넘게 방치한 블로그를 다시 열었다. 

 

세상에, 여기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대학원 다닐 때 정말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많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면서 박사를 하고, 인턴을 하고 운이 좋아 업계에 큰 굴곡없이 정착을 했구나. 요즘 주니어 리서처들이나 박사과정 학생들 멘토링 할 일이 있는데, 좀 덜 다그쳐야겠다. 나도 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어찌저찌 일하면서 다 배웠으면서 그새 올챙이적을 다 까먹고 내가 주니어들을 다그치고 있으니 원. 

 

사실 그제 다른 그룹 디렉터랑 로드맵 협상하는 미팅에서 세련되게 반응을 못하고 이불킥을 하다가 블로그 뒤져서 일하는 이야기를 좀 쓸까 했던 게 다시 이걸 연 이유였는데...며칠 지나서 그런가 그 이야기는 별로 안 쓰고 싶다. 

 

곧 인사평가 시즌이다. 준비해야지.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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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kstarter 에서 십만불 펀딩을 목표로 시작했다가 천만불 펀딩의 신화를 이룬 페블.

스마트 워치 아이디어에 끌린 지가 오랜데 드디어 페블이 나와줬고 일반 판매도 시작했다.

킥스타터 펀딩에 참여하진 않았어서 주문할 지 말지 백만번 카트에 넣었다가 닫고를 반복-

로컬 베스트바이에 나왔다는 얘긴 들었지만 재고 찾아보면 모두 솔드아웃으로 떠서 포기했었는데, 


오늘 동네 베스트바이에 넥서스 7 만져보러 갔는데 이게 떡하니 남아있는거다. ;ㅅ;

지난 주에 아이폰 4를 아마존에 중고로 $130불 가량에 팔면서

너 팔아서 페블 살거라고 농담을 했었는데 뭐 아무튼 지름신에 날름 항복하고 사왔다. 

#15일안에_맘에안들면_환불하지뭐_



아이폰 상자 생각나는 튼실하고 이쁘장한 박스에 들었다.



아무 버튼이나 2초 누르면 페블이 켜지고, 전화기에서 앱 다운 받으라는 안내가 뜬다.


전화기 블루투스 켜고, 앱 다운 받고, search 누르면 서로 찾아서 연결.


안드로이드 페블 앱이랑 연결과 동시에 워치 업데이트 시작.


업데이트가 끝나면 안드 앱에서 워치페이스를 찾아서 설치할 수 있다.

전화기에서 골라서 인스톨 누르면 바로 워치 쪽으로 전송, 리스트에 집어넣어준다.

지금 쓰고 있는 워치페이스- 나는 글자 가득한 게 좋아서.


기본으로 넣어주는 text watch도 깔끔하다.

e-ink 디스플레이라 밝은 빛에 비춰보면 감탄스러울 정도의 컨트라스트를 자랑한다.


구글보이스에서 내 전화기로 텍스트를 보내봤다.

전화기에 메세지 푸시 뜨자마자 페블에 진동이 오면서 메세지가 뜬다.


백라이트도 있는데, motion enabled 모드로 해 놔서

손 한 번 흔들어주면 불이 켜진다.

그치만 역시 e-ink는 백라이트보단 불빛 아래서, 쨍한 밖에서 보는 게 이쁘다.


이 notification은 페블 앱에서 설정할 수 있지만

페블 앱에서 설정 가능한 건 종류가 한정돼있다.

하지만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가면

Pebble Notifier라는 앱이 있는데,

이걸 설치하면 모든 써드파티 앱 notifiication을 페블로 보낼 수 있다.

페블이 한글 지원을 안해서 한글로 오는 푸시는 깨져서 오는데,

찾아보니까 Pebble Notifier Korea Edition이 있네.

설정하고 테스트해보는데 여전히 깨져서 온다. 내일 트윅 좀 해봐얄 듯.


지금 텍스트, 콜, 구글보이스 메세지, 트위터-

여러가지 notification 띄우는 걸 시도해보는 중인데

커넥션이 안정적이지가 않은가보다.

총 12개 시도해서 푸시가 7개 들어왔다.


평소 운동할 때 런키퍼 앱을 쓰는데 런키퍼가 페블을 지원한다.

런키퍼 켜고 activity 시작하면 시간, 거리, 페이스가 시계에 뜬다.

자전거타고 출근할 때도 런키퍼에 기록하는데,

페블을 핸들에 묶으면 속도가 나오니까 bike computer삼아 쓸 수 있을 듯.


며칠 더 써보고 리턴할 지 갖고 있을 지 결정해야겠다.


팀이 Mobile Communication Group에서 빠져나와

New Device Group이 된 이후로 이것도 다 일이야, 라는 핑계로 

신나게 질러주고 계신 요즘...

대신 나는 가방이나 구두같은 거 안 사잖아, 괜찮아.

(이러고있다.)


+

클리앙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서 Canvas for Pebble앱을 깔았다.

디지털 워치에다가 캘린더에서 다음 appointment 두 개를 끌어와 보여준다! *_*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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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곤으로 옮겨와 월급쟁이 노릇한 지 석 달.

요즘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어른이가 되었다. 


밤 10시 반쯤엔 침실에 들어가야 맘이 편하고, 

책을 읽거나 아이패드 붙잡고 서핑하다가

늦어도 자정 전엔 자고 일곱 시쯤 일어난다. 


하루에 7시간에서 8시간 정도를 자는 셈인데,

충분히 (?) 자는 게 초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처음-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ㅋ_ㅋ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여유있게 아침 만들어 먹고 

커피 만들어 마시고,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자전거 타고 출근.


일은 확실히 재미있다. 얼마 전 대대적으로 조직개편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future space를 보는 연구랑 디자인을 하이브리드로 하고 있고

나 의외로 이런 데 소질이 있군, 싶은 것들을 몇 가지 발견하는 중이다.

모든 게 완벽하단 건 아니지만, 작년에 겪은 시행착오에 비하면야 뭐.


퇴근하고 오면 저녁 해 먹고 논다. 티비도 보고, 산책도 가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주말에는 포틀랜드 근교 탐방과 등산이 주 일과.

요즘 자리잡아가고 있는 이런 루틴이 꽤 평화롭고 좋다.

이제 조엘군이 늘 함께 있는 것도 좋고.


수능 마치고 첫 아르바이트로 목동에 있는 백화점에서 프링글스 팔던 생각이 났다.

대학교 1학년 때는 백화점 액세서리 매장, 중학생 과외, 동네 아이스크림 집, 

여름 항공캠프 강사, 컨퍼런스 번역/자막 알바까지 아주 골고루 했었고

미국 와서 학교 다니면서는 학교 인터내셔널 오피스 리셉션,

2년제 마치고 나서는 시애틀 공항에서 passenger service 파트타임,

플로리다에서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내내 도서관에서 일했었지.

학부 졸업하고 대학원 나오기 전까지 몇 달은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했고...

그러고보니 그간 파트타임 잡은 참 가지가지 섭렵했구나. 

배스킨라빈스 아르바이트는 시급이 1800원인가 그랬는데,

아이스크림 공짜로 먹는 게 좋아서 일했던 기억이...풉.


어차피 계속해 연구하는 사람은 될 재목도 못 되었고 

그래서 더욱 아카데미아는 가고싶지 않았으니, 잘 한 선택이었다.

암튼, life after grad school is good (so far). 

이 말이 하고 싶었다능. :)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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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mployee orientation (NEO, 이놈의 약어들...)이 있어 일찍 출근했던 월요일을 빼곤

그리 이른 출근도 아니었는데, 지난 주에 서부, 중부, 동부를 다 훑고 돌아온 영향도 있었을테고,

그래도 첫 주에 새로운 팀에 적응하느라 긴장한 탓도 있었을테고- 참 피곤하더라.


풀타임 임플로이로 인텔에 돌아와 첫 주를 정신없이 보내고 맞은 주말, 

이틀 동안 정말 침대가 시시하게 느껴질 때까지 잠을 잤다. 큭. 


많은 게 다르다. 일단은 업무 환경- 

작년에 일했던 빌딩은 창문도 하나 안 보이는 gray cube가 주르륵 일렬로 늘어선 구조여서,

팀 끄트머리에 앉은 내 큐브에서는 원하면 하루종일 팀 사람들이랑 얼굴 안 보는것도 가능했다. -_-;


지금 일하는 곳은 힐스보로 인텔 캠퍼스 세 곳에서 제일 최근에 지은 빌딩인데,

큰 창문으로 둘러싸인 밝은 wing을 통째로 우리팀이 가져왔다. 

일렬로 큐브를 넣는대신, c형의 mobile desk를 이용해서 

같이 할 일 많은 멤버들끼리 클러스터를 몇 개 짜고, 

나머지 공간에는 collaboration space를 여기저기 넣었다. 

IKEA 가구에 소파, 빈백도 심심찮게 굴러다니고,

공간이 남는다 싶은 벽은 모두 화이트보드로 덮여있고,

레고도 널려있고, 아이언맨도 한 구석에 서 계시고-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

암튼, 오피스가 밝고, 이쁘고, 일하고 싶게 만든다. ;)


그리고 프로젝트- 인턴 중엔 우리 팀 프로젝트 보다는 다른 팀에 

Loan out 돼 나가서 별 잡다한 실험을 다 했었는데 (그러니 팀이 없어졌지, 끙)


하지만 이 팀은 product development 팀이다. 

메인 프로덕트가 있고, 각각의 feature도 우리가 다 만든다.

일단 굉장히 흥미로운 걸 만드는 중이고, 

실험도 특이한 방법들을 많이 가져다 쓰고 있어 재밌다.


뭐, 이제 겨우 1주일 겪었을 뿐이고- 앞으로 나름의 문제들에 부딪히겠지만,

Things are definitely looking up!


이번 주엔 졸업식이다. 수요일 밤비행기로 버지니아에 갔다가,

금요일에 졸업식 마치고 토요일에 돌아올 땐 조엘군과 함께 오기로 되어있다. :)



어라, 벌써 11시 반. 

Time to get ready for WW20.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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