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다/북로그'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4.07.18 2014 상반기에 읽은 책들
  2. 2013.08.28 Ranger Confidential: Living, Working, and Dying in the National Parks
  3. 2011.01.23 The Last Lecture
  4. 2010.08.16 상실, 그리고 도피.
  5. 2009.10.13 기형도-10월 2
  6. 2009.09.03 Nothing.
  7. 2009.03.04 Twilight, by Stephanie Meyer

작년 겨울, 백만년쯤 끼고 살았던 골동품 킨들 2를 아마존에 trade-in하고

킨들 페이퍼 화이트를 산 뒤로 예전보단 책을 많이 사고/빌리고/읽는데,

Goodreads.com을 통해서 목록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1. Ender's game (Orson Scott Card)

초반엔 애들 데리고 뭐하는 짓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갈 수록 몰입도가 상승. 

특히나 반전과 메세지가 훌륭했다. 영화를 보러갔었는데 섬세한 스토리를 마구 뭉뚱그려놓아서 속상했음.


2. Divergent (Veronica Roth)

헝거게임즈를 잇는 디스토피안 시리즈라고 광고들을 해서 읽어봤는데,

너무 10대 취향의 주인공 심리가 도대체 공감할 수가 없었다. 1권만 읽고 그만 둠.


3. Lean In (Sheryl Sandberg)

뭐 어쩌라고! 싶었음. 온실에서 자란 그녀의 이야기는...나한텐 그다지 현실감이 없었다고나. 


4. Mocking Jay (Suzanne Collins)

참 씁쓸하디 씁쓸한 결말이었다. 스토리의 흡입력은 여전했음.


5. Steve Jobs (Walter Isaacson)

진짜 맨손으로 personal computer industry를 창조해 낸 

입지전적인 인물의 여러 면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인간성으로 봤을 때, 절대 영웅시할 인물은 아니었지만 ㅋ_ㅋ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엿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6. 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7. 리진 (신경숙)

8. 새의 선물 (은희경)

9. 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10. 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이 다섯 권의 문제는...한 이틀만엔가 이 모든 책들을 다 읽어치웠더니만

뒤죽박죽 감흥조차 기억하지 못하겠다는 것. 흑. 다시 읽든가 해야지.

한국어로 된 책들은 너무 게걸스럽게 속독하는 버릇-이 있는데, 고쳐야 한다. ;ㅅ;


11. Bossypants (Tina Fey)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프로로서의 삶과 개인적 생활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여자라면 

들어둘만한 충고가 꽤 있다. 그리고, 티나 페이의 유머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12. The Circle (Dave Eggers)

요즘 텍 업계에서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 입장에서, 

현실과 너무 가까워서 불편할 정도의 스토리였다. 

세련된 스토리텔링은 절대로 아니지만, 섬뜩한 뭔가는 있다. 


아마존에 싼 값에 풀려서 샀다가 읽어봤으나 영 별로였던 책들:

Long Knives

Category Five


지금 읽고 있는 책들: 

A mango-shaped space (도서관 책이라 얼른 읽어야 함)

A fighting chance

A feast for crows (70%넘게 읽었으나 도서관 책들에 밀려서 멈춘 상태)


다음으로 읽을 책들:

Quiet (역시 도서관 책이라 2주안에 끝내야...)

Speaker for the dead

Dance of dragons

Ghost brigades


나한테 책 읽는 건 영화를 보러 가거나 드라마를 보는 것과 비슷한-

현실 도피 및 여흥의 장이다 보니 흥미 위주의 Sci-fi, 픽션을 주로 읽는다.

조금씩 논픽션도 읽으려고 시도는 하는 중인데 아예 권 수를 정해놓고 뽑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CoolEngineer
:

나는 (잘 만든) 다큐멘터리를 참 좋아한다.

지금까진 항공이나 우주, 아니면 고대 문명 관련 다큐를 골라 봤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marine mammal, 지구/환경, 국립공원으로 주메뉴가 바뀌었다.


한창 논문쓰고 있던 올해 2월에, 자꾸 막히고 하도 글이 안풀려서 스트레스로 바싹 타들어갈 때쯤,

한 1주 동안이던가 아예 다 포기하고 고래, 돌고래, 상어, 가오리 관련 다큐멘터리만 내내 본 적이 있었다.

BBC의 플래닛 어스 블루레이도 글 쓰다 막히면 하염없이 틀어놓고 쳐다보던 단골 메뉴였지.

검푸른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를 보고 있자면, 뭐 논문 따위 별 건가 싶었지.


얼마 전에는 아마존 프라임으로 PBS에서 제작한 미국 국립공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걸 보다가 미국 안에 있는 총 59개 국립공원을 언젠가 다 가 보겠노라- 이게 버킷 리스트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갔던 곳은 오레곤의 Crater lake NP, 하와이의 Haleakala NP, 

그리고 지난 주말에 다녀온 워싱턴의 Olympic NP까지 총 세 군데. (앞으로 56곳 남았군)


미국 국립 공원들은 주가 아닌 연방 정부 소속이기 때문에 공원 내 치안/안전 유지도 연방 몫이다. 

그래서 공원이 있는 지구의 경찰이 아닌 연방 정부 내 National Park Service 소속의 park ranger들이 

공원 내에 상주하면서 패트롤을 돌고, 응급 환자 이송이며 search & rescue 미션 등등을 다 책임진다.

국립 공원 자체도 정말 드라마틱한 경관과 무서운 자연의 힘이 휩쓰는 곳인데다 

엄청난 수의 다양한 방문객들이 매년 다녀가고, 거기에 wildlife까지 한데 섞이니 

그 곳에 상주하며 모든 일들을 handle하는 레인저들이 겪는 일들을 이야기로 풀자면 영화 너덧 편은 나올 터.

그런 생각을 하며 national park에 관한 책들을 아마존에서 뒤지다가 찾아낸 책이 이거다.


(Image credit: Amazon.com)


미국 최초의 국립 공원인 Yellowstone, 캘리포니아의 대표적 국립 공원인 Yosemite 등에서 

일했던 전직 park ranger가 스스로의 경험담과 동료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국립 공원 이야기다.


한 여름의 사막에서 dehydration을 경계하느라 물을 빨리, 많이 마시다 water intoxication이 온 사람들,

영화 델마와 루이스 이후에 자살을 생각하며 옐로스톤에 온 수많은 이들의 사연,

캠핑 온 사람들을 적당히 위협해 음식을 뺏아먹는 게 얼마나 쉬운 지 알아버린 요세미티 곰들의 이야기,

풀타임 레인저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참 기가 막히는 과정들 등등.

최근 읽은 논픽션 중엔 최고의 page turner구나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다른 공원 이야기들도 잠깐씩 나오지만, 주무대는 요세미티와 옐로스톤.

아무래도 서부에 국립 공원들이 많다. (서부로 이사오길 잘했지, 크크.)

당분간 (한 10-15년은 걸리겠지...) 미국 내 여행은 대체로 국립공원 섭렵하는 코스가 되겠구나.






Posted by CoolEngineer
:
이제야 이 책을 다 읽었다. 2008년 4월에 이 책이 처음 나왔고,
서점에 앉아 이 책 두 챕터를 읽었던 게 작년 여름이었나.
조엘군에게 빌리기로 했었는데, 제레미가 그 책을 빌려가 지금까지 갖고 있다가
그제서야 엘양에게 전해줬고, 엘이 조엘에게 돌려주라고 내게 책을 건네줘 내 손에 들어왔다. 

췌장암. 10개의 튜머가 다시 생겨났고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이 남았다는 의사의 선고. 
아내와 어린 세 아이를 위해 모든 시간을 쓰는 가운데, 학자로서의 교수로서의 마지막 강의라. 
그제 트위터에도 썼지만, 의외로 감상에 잘 휘둘리는 성격인 나로서는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5분에 한 번씩 울지 않을 수 있는걸까-하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그의 마지막 강의를 유투브에서 찾아 보았다. 




"Have you figured out the second head-fake? 
The talk wasn't for you. 
It was for my kids."

시종일관 발랄하고 흡인력 있었던 그의 마지막 강의는 이렇게 끝났다. 
함께 있어주지 못할 아이들을 위해서, 아버지가 가르쳐주고 싶었던 모든 것. 

책에서, 강의에서 맘에 와 닿았던 몇 구절.

"I'm aware that Chloe may have no memory of me at all. She's too young. 
But I want her to grow up knowing that I was the first man ever to fall in love with her."

"I don't know how not to have fun. I'm dying and I'm having fun. 
And I'm going to keep having fun every single day I have."

"Experience is what you get when you didn't get what you wanted."

"Complaining does not work as a strategy. We all have finite time and energy. 
Any time we spend whining is unlikely to help us achieve our goals. And it won't make us happier."

"Brick walls are there for a reason. They give us a chance to show how badly we want something."

다이앤 소여와의 인터뷰에서 Last Lecture의 영화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답했다. 내 아내 Jai 역을 맡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여배우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2008년 5월, CMU 졸업식에 연사로 나선 그는 연설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물질적인 것이나 돈에 가치를 두면, 언제나 주변에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 불행해 진다고. 사람과 관계에 가치를 두라고. 
여러분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진정한 사람,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꼭 찾길 바란다고.
그렇게 연설을 맺은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 단상 옆에서 박수치던 아내를 번쩍 안아들고 연단을 내려갔다.

Randy Pausch 교수는 2008년 7월에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여전히 나 같은 late comer들이 그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있고-
CMU의 ETC 프로그램, Alice 프로젝트 등 학자로서의 그의 legacy도 건재하다. 

Art와 engineering, 혹은 technology 사이를 건너는 interdisciplinary teamwork에 대한 언급, 
내 공부 주제랑 관련된 이야기들도 있고, 아카데미아 안에서의- 
공부하는,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많이 공감했다.

Posted by CoolEngineer
:
최초엔 길상을 잃었고, 다음엔 상현으로부터 버림받았고, 
잃어버렸기 때문에 스스로를 버린 기화는 또 버림받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잃었고, 
마지막 희망을 버렸기 때문에 그는 모든 사물에 대한 인식을 망각한 것이다. 
도망은 상실과 망각에서 오는 일종의 충격일까. 

- 박경리, 토지 중에서 


Posted by CoolEngineer
:

기형도-10월

기록하다/북로그 2009. 10. 13. 02:28 |
1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인 힘들에 쫓기며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공중의 나뭇잎 수효만큼 검은 
옷을 입은 햇빛들 속에서 나는 
곰곰이 내 어두움을 생각한다, 어디선가 길다란 연기들이 날아와 
희미한 언덕을 만든다, 빠짐없이 되살아나는 
내 젊은 날의 저녁들 때문이다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2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의 촛불은 이미 없어지고 
하얗고 딱딱한 옷을 입은 빈 병만 우두커니 나를 쳐다본다


출처: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사


Posted by CoolEngineer
:

Nothing.

기록하다/북로그 2009. 9. 3. 21:02 |
NOTHING: What greater happiness is there than to stop thinking? To
halt at last the flow of more or less useful or  more or less
important ideas. To stop thinking. To be as though dead yet still be
able to come to life again. To be emptiness itself. To return to one's
very origins. To stop even being someone thinking about nothing. To be
nothing. That is a worthwhile ambition.

Edmond Wells,
Ency. of R and A Knowledge





Posted by CoolEngineer
:

Posted by CoolEngine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