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활주로 불빛. 
 
침대에 걸터앉아 책을 보다가, 초저녁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선 12시가 넘어서야 깼다. 
집엔 우유가 떨어졌고...주말 낮의 북적거리는 마트를 생각하니
머리가 뎅뎅 울리는 기분이라, 지금 가서 사오고 말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블랙스버그 있을 때도 종종 새벽 두 시, 세 시에 장을 봐 오곤 했었으니까.
그치만 동네 그로서리에 갔더니, 문을 닫았네. 흠...24시간이 아니구나. 
옆에 있는 약국에 가서 우유 1갤런을 사고, 동네 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학부 때- 기분이 가라앉은 날엔 한밤중에 학교 공항 옆
텅 빈 액세스 로드에 가서 활주로 옆으로 차를 몰곤 했었다. 
마침 뜨는 비행기가 있기라도 하면 따라잡을 양으로 속도를 내고. 파란 택시웨이 라잇이 참 예뻤는데.
가로등도 없는 캄캄한 길에 앉아서 런웨이 라잇을 쳐다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나아지곤 했지. 
이 동네 공항은 데이토나 비슷한 작은 공항인데, 역시 활주로랑 평행으로 달리는 길이 붙어있다.
활주로 불빛은 데이토나만큼 잘 보이질 않았지만, 그래도.
차갑게 젖어서 검게 빛나는 아스팔트, 파랗게 빛나는 택시웨이 라잇.

Runway lights at the empty airport in the middle of the night...are very soothing.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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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살아가다 2012. 1. 31. 16:11 |
기분이 영 그래서 안 하는 거 보단 낫지, 하고 운동을 하려고 나갔는데
지난 번 리징오피스에서 봤던 오렌지 고양이가 앙앙 울면서 쫓아왔다. 
요 며칠 날이 꽤 쌀쌀했는데 추워서 그랬는지
피트니트 센터 문을 열자마자 제가 먼저 쪼르르 들어간다.
트레드밀 뒤에 도사리고 앉아서는 그루밍도 하고...
짧게 15분쯤 달리고 나가려는데 또 울면서 쫓아나온다. 
집이 없는 녀석이니...배가 고픈 건가. 육식동물이라는 거,
그리고 생선이랑 쥐를 먹겠거니, 하는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상식 외엔 
고양이한테 뭘 먹여도 괜찮을 지 대체 아는 게 없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어묵이 좀 남았다. 이건 먹을 것도 같은데. 
혹시 가 버릴까 싶어 급한 마음에 얼어있는 걸
전자렌지에 데워서 가위로 잘라 접시에 담아갖고 나갔다.
이 녀석, 멀찍이서 날 보고있네. 
"아가, 언니가 먹을 거 갖고 왔는데, 와 봐봐. 먹을 수 있겠어?"
조심조심 다가오더니 한 점을 물어서 바닥에다 옮겨놓고는 먹는다. 
찹찹찹...아, 먹을 수 있나부다. 혼자 먹게 그냥 접시를 놔두고 집으로 들어왔다.
한 10분쯤 지나서 다시 나가보니까 접시를 싹 비웠네 :-)
양이 많질 않아서 좀 안 됐지만, 어묵 남은 게 그게 다라서...
쩜냥이한테 물어보니 사람먹는 어묵 같은 건 염분이 많아서 좋지는 않단다. 
그래도 가끔이라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내일은 퇴근길에 고양이 사료를 좀 사와야겠다. 

가끔 리징오피스 언니들이 밥을 주는 거 같고-
내가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줘도 좀 덜 곯지 않을까.
다시 생각해보니, 턱시도 고양이도 한 마리 돌아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 
두 녀석 다 안 싸우고 사이좋게 먹음 좋겠는데.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고 한 지가 벌써 한 3년은 됐지 아마. 
하지만 역시, 동물을 데리고 살면서 내 삶을 거기 맞출 자신이 없어서 그만뒀다.
그치만 우리동네 오렌지 냥이 울음소리는 자꾸 맘에 걸린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밥을 주는 걸로, 괜찮은걸까.
중성화 수술은 받았는지. 어디 자러 가는 곳은 있는건지.

사실 아는 게 하도 없어서 구글에서 한참 길고양이 먹이주기에 대해 검색했는데,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다시 방사해서 관리하는,
T-N-R까지 모두 해야 고양이한테도 사람한테도 도움이 된다는데...
일단은 밥부터 먹여봐야겠다. 배는 곯지 말아야 할 거 아니겠냐고.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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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eek

일하다: Intel life 2012 2012. 1. 20. 10:56 |
인턴 생활을 시작한 지 나흘이 지났다. 어제까지는 계속 트레이닝을 받았고- 오늘부터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내가 연구한 결과가 제품 디자인에 반영되고 그게 컨수머 프로덕트가 돼서 나가리라는 게 오늘에서야 실감이 났다. 어쨌든,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남은 일거리를 떠메고 집에 가려고 나온 참이다.

공항에서 렌트했던 차를 어제 반납하고 오늘은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지금도 퇴근하려고 버스 기다리는 중...내 차는 오늘 밤에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무리 늦어도 좋으니 도착만 해 주면 좋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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