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만든) 다큐멘터리를 참 좋아한다.

지금까진 항공이나 우주, 아니면 고대 문명 관련 다큐를 골라 봤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marine mammal, 지구/환경, 국립공원으로 주메뉴가 바뀌었다.


한창 논문쓰고 있던 올해 2월에, 자꾸 막히고 하도 글이 안풀려서 스트레스로 바싹 타들어갈 때쯤,

한 1주 동안이던가 아예 다 포기하고 고래, 돌고래, 상어, 가오리 관련 다큐멘터리만 내내 본 적이 있었다.

BBC의 플래닛 어스 블루레이도 글 쓰다 막히면 하염없이 틀어놓고 쳐다보던 단골 메뉴였지.

검푸른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를 보고 있자면, 뭐 논문 따위 별 건가 싶었지.


얼마 전에는 아마존 프라임으로 PBS에서 제작한 미국 국립공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걸 보다가 미국 안에 있는 총 59개 국립공원을 언젠가 다 가 보겠노라- 이게 버킷 리스트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갔던 곳은 오레곤의 Crater lake NP, 하와이의 Haleakala NP, 

그리고 지난 주말에 다녀온 워싱턴의 Olympic NP까지 총 세 군데. (앞으로 56곳 남았군)


미국 국립 공원들은 주가 아닌 연방 정부 소속이기 때문에 공원 내 치안/안전 유지도 연방 몫이다. 

그래서 공원이 있는 지구의 경찰이 아닌 연방 정부 내 National Park Service 소속의 park ranger들이 

공원 내에 상주하면서 패트롤을 돌고, 응급 환자 이송이며 search & rescue 미션 등등을 다 책임진다.

국립 공원 자체도 정말 드라마틱한 경관과 무서운 자연의 힘이 휩쓰는 곳인데다 

엄청난 수의 다양한 방문객들이 매년 다녀가고, 거기에 wildlife까지 한데 섞이니 

그 곳에 상주하며 모든 일들을 handle하는 레인저들이 겪는 일들을 이야기로 풀자면 영화 너덧 편은 나올 터.

그런 생각을 하며 national park에 관한 책들을 아마존에서 뒤지다가 찾아낸 책이 이거다.


(Image credit: Amazon.com)


미국 최초의 국립 공원인 Yellowstone, 캘리포니아의 대표적 국립 공원인 Yosemite 등에서 

일했던 전직 park ranger가 스스로의 경험담과 동료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국립 공원 이야기다.


한 여름의 사막에서 dehydration을 경계하느라 물을 빨리, 많이 마시다 water intoxication이 온 사람들,

영화 델마와 루이스 이후에 자살을 생각하며 옐로스톤에 온 수많은 이들의 사연,

캠핑 온 사람들을 적당히 위협해 음식을 뺏아먹는 게 얼마나 쉬운 지 알아버린 요세미티 곰들의 이야기,

풀타임 레인저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참 기가 막히는 과정들 등등.

최근 읽은 논픽션 중엔 최고의 page turner구나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다른 공원 이야기들도 잠깐씩 나오지만, 주무대는 요세미티와 옐로스톤.

아무래도 서부에 국립 공원들이 많다. (서부로 이사오길 잘했지, 크크.)

당분간 (한 10-15년은 걸리겠지...) 미국 내 여행은 대체로 국립공원 섭렵하는 코스가 되겠구나.






Posted by CoolEngine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