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as is-

재잘대다 2009. 6. 15. 22:06 |

아침 일곱시 반이 되면 알람시계가 내 아이팟의 workout- 플레이리스트를 틀어준다. (뭐 주로 태지형의 필승- 같은 것들)
더듬더듬 알람을 끄고, 반 밖에 안 떠진 눈을 하고는 부엌으로 나와 에스프레소 머신을 켠다.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깜박대는 히팅램프. 웅. 아침이구나. 

예열이 되길 기다리면서 거실에 나와 이메일을 확인하고- 영 흐릿한 바깥 날씨를 힐끔.
그래- 오늘은 날도 흐리고 좀 음산하니까...피아졸라! 아이튠즈를 켜놓고-
부엌으로 돌아와 커피를 담고, 힘이 영 안들어가는 손으로 어설프게 탬핑을 하고, 에스프레소를 내린다. 
(역시 탬핑이 제대로 안 돼서 아침 첫 커피는 늘 끄레마에 양말구멍 투성이. ㅜ_ㅜ)
뭐, 암튼 우유도 좀 스팀하고, 거품 가득한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거실로 돌아와서 블로그랑 싸이월드 확인.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동네 한 바퀴 조깅을 하는데, 오늘은 날씨 탓인지 영 나가기가 싫다. 

"부럽다, 싱글라이프라니!" 라는 언니의 코멘트를 보면서,
그러게. 이거 아주 여유작작 신난 싱글라이프 맞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한국에서 부모님과 복닥대며 살다가, 결혼해서는 또 남편과 아이와 복닥대며 살고 있으니까.

간섭할 사람이라곤 없는 이역만리 떨어진 외국에서, 하고싶은 공부 하면서-
게다가 학교에서 먹고 살 만큼 돈은 또 주니까, 부모님께 죄송하지 않아도 좋은 이런 생활이라니.
유학생활 힘들지 않느냐고들 많이 물어보시는데- 사실 할 말이 없다; ^^ 
뭐 가끔 self-esteem을 심히 좀먹는 자학상태가 찾아오긴 하지만, 대학원생들 다 그런거지 뭐.

벌써 여덟 시가 넘었다. 준비하고 나가야지. 
퇴근하는 길에 마늘을 좀 사와야겠다. 
오늘 저녁엔 뭐가 됐든 팬프라이드 갈릭을 좀 곁들일 생각.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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