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공부하다 2013. 3. 31. 03:16 |

미국 와서 제일 부담스러웠던 게 발표다.

뭔 놈의 수업만 들으면 프로젝트 발표가 한 두 번씩은 따라오니-

학부 때는 스크립트를 아예 다 써서 외워서 하기도 해봤고, 

외워 하는 게 티가 나는 게 느껴져서 그 다음부터는

노련해보이려고 농담 던질 타이밍, 내용까지 다 계산해서

스크립트 써서는 연기한단 기분으로 해 보기도 했다.

연습을 하도 했더니 연기력이 꽤 상승해서는 - _- 

학부 마지막 학기 프리젠테이션들은 따로 칭찬도 받고 그랬었는데.


대학원 온 뒤론 발표 준비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정말 없다.

수업 시간에 했던 프로젝트 발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컨퍼런스 발표도 늘 가는 비행기 안에서, 혹은 발표 전날 밤 호텔방에서 슬라이드 만들고.

작년에 인턴하는 동안은 더했었지- 스케줄 여유라곤 없이 분석 끝나면 바로 report-out이라,

미팅 잡아놓고는 정말 시작하기 10분 전까지 자료 고치고 있기 일쑤였다.

인턴십은 하루하루가 면접 같은 기분이라 그렇게 1년 보내고 났더니만

교수님들이랑 친구들 앞 디펜스, 그렇게 프렌들리한 audience앞이면 

별 것도 아닐 거란 건방진 생각도 들었었거든.


아무튼 파이널 디펜스 때는 꼭 여유있게 준비도 하고 

미리 프랙티스 톡도 하고 그래야지 생각했었는데,

- _- 웬걸. 월요일에 디펜슨데 지금도 슬라이드 고치고 있다...


솔직히, 너무 재미가 없다. ㅠ_ㅠ 나도 재미없는데 듣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흑.

Fake it till you make it, 이라지만...이제 한계다. 제발 무사히 넘겼으면.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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