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안과에 다녀온 뒤로 신경이 조금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말씀은 드렸는데, 
그냥 눈이 아픈가보다 정도로 이해하신 듯.
내 생활 습관이나 diet같은 거랑 전혀 상관없는 거라고 
말씀 드렸는데도, 모니터 너무 보지말고 책 많이 보지 말라신다. 끙.
원생이 모니터 안 보고 프린트된 글자 안 보면 뭘 하나요, 응?

그게 아니라도 요즘 신경 곤두설 일은 많았지. 
Phase 1 결과를 써서 교수님들께 보낸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피드백을 받지 못했고, 
그 외에도 자잘한 것들- 학회 페이퍼라든지 인턴십이라든지 일 관련된 것 하며,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한 때는 가장 친한 친구였던 엘과의 어색한 관계하며.

일단 내일 저녁엔 S와 함께 엘을 만나기로 했다. 
움츠러들만큼 움츠러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다.
어찌되었건 만나긴 해야 할 게 아닌가. 

요즘의 내 삶은 작고, 좁고, 답답하다. 
I keep repeating to myself, I just need to finish this stage of my life, that's all.

...아까 이런 저런 것들을 걱정하며 물어오는 조엘과 통화하다 
안간힘을 다해 잡고 있던 감정의 끈을 놓치는 줄 알았다. 
놓으라고, 필요한만큼 해대라고 말했지만 아직은, 거기까진 아냐. 

이번 토요일엔 그를 보러 가기로 했다. 
항상 위로받는 내 꼴이 맘 속 한 구석으론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그를 만나면 진심으로 웃을 수 있다.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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