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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2011. 1. 14. 08:31 |


그제 저녁, 꿀을 씻기는데 꿀이 물었다. 
이모, 이모는 인제 비행기타고 미국으로 날아가? 
응. 인제 이모는 비행기타고 또 날아가. 미국으로.
손가락만한 병아리 인형을 들고는 첨벙첨벙 
물에 담갔다 꺼냈다 하며 삐약이도 날 수 있나? 하고 묻던 조카. 
삐약이랑 같이 비행기 타고 놀러오라고 말해줬는데. 

한 번도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게, 하고 그 공항을 떠나본 일이 없어서일까-
참 깨끗하고 번듯하고 좋은 공항인데도, 즐거운 기분이 되질 않는 곳- 인천공항.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나는 걸 몸으로 느끼면서 안녕, 하고 맘 속으로 이야기했다. 
에뚜와르, 안녕. 꿀단지도, 안녕. 엄마도, 아빠도, 형부도, 모두 안녕. 
그들이 살고 있는 땅, 그 도시의 불빛이 창 너머로 조그맣게 사라지는데 또 눈물이 났다.


텅 빈 내 집에 돌아가 짐을 내려놓고 문을 잠근 뒤엔, 좀 평화로운 기분이 될까...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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