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iator sunglasses.
재잘대다 2010. 7. 11. 05:30 |18학점 코스웍과 GRE 준비, 파트타임 도서관 아르바이트, 취업이며 대학원 진학 준비 등등으로
과로와 스트레스에 죽어가던 학부 4학년 2학기. Retail therapy의 힘을 빌리고자 큰 맘먹고
레이밴 선글라스, bubble wrap aviator를 하나 샀었다.
사진 출처: http://content.nordstrom.com/imagegallery/store/product/large/7/_5695527.jpg
에이비에이터 관련 아이템이라면 다 집착하는 증세는 말할 것도 없고,
Mirror surface라 은빛도는 브라운의 렌즈 컬러도 맘에 들고,
약간 얼굴선을 따라 wrap-around 된 프레임 디자인도 잘 어울려서
그 때부터 4년을 해 날 때마다 늘 끼고 다녔다.
그런데 아무래도 얇은 와이어 프레임인데다가
칠칠치 못한 성격이라 한 번씩 잘 떨어뜨리고 그래서
프레임이 약간 어긋나서는, 렌즈 닦다가 조금만 힘을 줘도
왼쪽 렌즈가 빠져버리는 상태가 된 거지.
애지중지 하는 녀석이라 속상했지만 구입한 지가 이미 4년이라
워런티 끝난지는 오래고-그래도 혹시, 돈을 주고라도 고칠 수 있으려나 해서
언젠가 필라델피아에서 선글라스헛 매장에 갔을 때 물어봤더니,
매장에 가지고 오면 프레임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한 번 가야지, 생각하던 차에 그제 Roanoke에 들를 일이 있어 쇼핑몰에 간 김에
선글라스헛에 가서 프레임을 바로 잡아 줄 수 있을지를 조심스레 물어봤다.
그랬더니 매장에 있던 직원 총각이 한 번 보여달란다.
이래 저래 선글라스를 살피는 총각 앞에서 주절주절 설명을 했다-
프레임이 어긋나서 그런지 조금만 힘을 주면 렌즈가 빠지더라.
산 지는 오래됐는데, 다른 매장에 물어보니까 갖고 오면 프레임
바로잡는 툴이 있다고,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정말로 그래?
대답없이 렌즈를 빼보고 끼워보고 하던 이 총각이 묻는다,
"이거 선글라스 헛에서 산 거야?"
"응. 이 매장은 아니고 플로리다 있을 때."
"흠...그래. 바로 고치긴 힘들 거 같고, 프레임 문젠 거 같으니까 새 걸로 바꿔주지 뭐."
"으응? 정말? @_@"
"응. 여기 form 좀 작성해서 넘겨줘. 그리고, 어느 매장인지 혹시 기억나?"
"데이토나 비치- 볼루지아 몰에 있는 매장이었어."
내가 써서 넘겨준 폼을 갖고 컴퓨터에 이거저거 두들기며 입력하는 총각...
소심한 나는 다시 한 번 물었다.
"이거, 산 지 3년도 넘은거라, 워런티 끝난지 오랠텐데..."
"That's all right. Don't worry about it."
어허...그리하여, 나는 프레임 수선 좀 받을 수 있을까 해서 들어갔던 선글라스 헛에서
4년 가까이 썼던 선글라스를 반짝반짝 새 제품으로 교환받고는 행복해져서 매장을 나섰다.
정말이지,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구나 싶었다.
정확히 언제 구입했는지를 밝히지 않았으며,
내가 떨어뜨려서 프레임이 그렇게 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구입 당시 영수증 같은 것도 챙겨두지 않은 이 죄많은 (?) 고객에게
감동을 안겨준 그 선글라스 헛 매장 총각은 복 받을지어다.
근데 정말, 왜 그렇게 해 준 걸까? *_* 참으로 미스테리다.
총각, 내가 다음 번에 꼭 돈 벌어서 거기서 선글라스 하나 더 팔아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