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1일- 오늘같은 날은.
재잘대다 2009. 8. 12. 09:41 |제대로 잠을 못잔 날은 하루의 시작이 상쾌하지 못하다.
아침 첫 커피를 마시려고 그라인더에 커피를 갈았는데,
너무 가늘게 갈려서 크레마가 검붉게 나오는 에스프레소.
그럭저럭 챙겨마시고, 요거트 하나 집어들고 연구실로.
교수님하고 미팅까지는 좋았는데. 길지도 않으면서 필요한 이야긴 다 했고,
대충 타임라인이랑 플랜도 나왔고, 졸업생들 프로포절도 샘플로 받아왔고,
이 정도면 어디 한 번 해 볼만 하다는 기분에 한껏 들떴었어.
그렇지만 그것도 한 순간, 곧 엄습한 writer's block에 또 좌절하다가-
프리림을 막 시작한 친구에게 커피메이커도 빌려주고
빵도 좀 가져다 줄 겸 다시 학교로 향했는데,
가는 도중 스탑사인에 제대로 서지 않았다고 티켓먹고.
오피스 갈 때 원래 토거슨 쪽으로 좌회전 안하는데,
하필 오늘따라 그 길로 가다가. 왜 그랬다니. 쳇.
주말에 DC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놈은 전화도 한 통 없고.
대책없긴. 이러다 내가 확 back out 해버리면 어쩔 셈인지.
후. 아무튼, 이래저래 심적으로 많이 지친 화요일 밤, 이런 생각이-
뭐 자폐증상이라고 불러도 좋고,
인생 재미없게 산다고 욕해도 상관없으니까,
다른 누구도 케어하지 않고 혼자 hermit마냥
아파트에 콕 박혀서 인터넷으로나 소통하면서.
프로포절 백 장쯤 쓰기 전까지 밖으로 안나갔음 좋겠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