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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지배

공부하다 2010. 12. 5. 05:21 |
공간의 영향. 결국 내가 이런 토픽을 공부하고 있는 건, 
나부터가 공간의 지배를 받는 인간이어서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좀 더 편하게 공부하려고 
책상 두 개를 붙이고, 큰 모니터를 옮겨다 놓고, 
책이며 자료들을 다 작업 공간 근처로 옮겨 배치하고, 
편한 의자를 들여놓는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역시 내게 집은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어디까지나 '생활'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물론 집에서도 일을 하고 공부를 하지만, 
빨간 커튼을 통과해 미약하게 들어오는 어스름한 빛은
역시 좀 더 편안한 소파에 몸을 깊게 묻고 
현실을 외면하고픈 기분이 들게 만든다.
미진하게 눌러붙은 그 나른한 공기 탓인지
똑같이 세 시간을 작업에 썼어도 효율성에서 차이가 난다. 

결국, 밖에 나가 일이든 공부든 할 만큼 하고 돌아와서,
뭔가 부족한 걸 보충하는 정도면 모를까, 
집을 주 작업 공간으로 쓸 수는 없겠다는 뭐 그런 이야기. 
혼자 사는데도 이러니. 나는 재택근무 따위는 체질에 안맞을 모양이다. 

오늘은 건축/산업디자인 과 건물에 있는 Art + Architecture Library에 왔다. 
이 조그만 도서관엔 사람이 별로 없고 맘에 드는 높이의 편안한 의자가 있으며, 
커다란 통유리창이 밖을 내다보고 있어 트인 느낌을 준다. 

집에 있는 모니터를 다시 오피스로 옮기고  
집에 놓을 외부 모니터를 싼 걸로 하나 장만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난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게 좋은 걸 보니, 그냥 랩탑 배터리나 새 걸로 사야겠다.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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