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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살아가다 2012. 1. 31. 16:11 |
기분이 영 그래서 안 하는 거 보단 낫지, 하고 운동을 하려고 나갔는데
지난 번 리징오피스에서 봤던 오렌지 고양이가 앙앙 울면서 쫓아왔다. 
요 며칠 날이 꽤 쌀쌀했는데 추워서 그랬는지
피트니트 센터 문을 열자마자 제가 먼저 쪼르르 들어간다.
트레드밀 뒤에 도사리고 앉아서는 그루밍도 하고...
짧게 15분쯤 달리고 나가려는데 또 울면서 쫓아나온다. 
집이 없는 녀석이니...배가 고픈 건가. 육식동물이라는 거,
그리고 생선이랑 쥐를 먹겠거니, 하는 만화영화에 나올 법한 상식 외엔 
고양이한테 뭘 먹여도 괜찮을 지 대체 아는 게 없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어묵이 좀 남았다. 이건 먹을 것도 같은데. 
혹시 가 버릴까 싶어 급한 마음에 얼어있는 걸
전자렌지에 데워서 가위로 잘라 접시에 담아갖고 나갔다.
이 녀석, 멀찍이서 날 보고있네. 
"아가, 언니가 먹을 거 갖고 왔는데, 와 봐봐. 먹을 수 있겠어?"
조심조심 다가오더니 한 점을 물어서 바닥에다 옮겨놓고는 먹는다. 
찹찹찹...아, 먹을 수 있나부다. 혼자 먹게 그냥 접시를 놔두고 집으로 들어왔다.
한 10분쯤 지나서 다시 나가보니까 접시를 싹 비웠네 :-)
양이 많질 않아서 좀 안 됐지만, 어묵 남은 게 그게 다라서...
쩜냥이한테 물어보니 사람먹는 어묵 같은 건 염분이 많아서 좋지는 않단다. 
그래도 가끔이라면 괜찮지 않겠느냐고. 내일은 퇴근길에 고양이 사료를 좀 사와야겠다. 

가끔 리징오피스 언니들이 밥을 주는 거 같고-
내가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줘도 좀 덜 곯지 않을까.
다시 생각해보니, 턱시도 고양이도 한 마리 돌아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 
두 녀석 다 안 싸우고 사이좋게 먹음 좋겠는데.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고 한 지가 벌써 한 3년은 됐지 아마. 
하지만 역시, 동물을 데리고 살면서 내 삶을 거기 맞출 자신이 없어서 그만뒀다.
그치만 우리동네 오렌지 냥이 울음소리는 자꾸 맘에 걸린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밥을 주는 걸로, 괜찮은걸까.
중성화 수술은 받았는지. 어디 자러 가는 곳은 있는건지.

사실 아는 게 하도 없어서 구글에서 한참 길고양이 먹이주기에 대해 검색했는데,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다시 방사해서 관리하는,
T-N-R까지 모두 해야 고양이한테도 사람한테도 도움이 된다는데...
일단은 밥부터 먹여봐야겠다. 배는 곯지 말아야 할 거 아니겠냐고.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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