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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05 Back in Virginia, 학생이었지-나.

지난 1월에 오레곤으로 인턴을 하러 떠나서, 지금이 9월. 

원래는 인턴십 떠나기 전에 논문 실험을 모두 끝내고 떠날 계획이었는데,

그치만 실험이 자꾸만 캔슬되고, 실험 참가하다가 말고 피험자들이 drop out 하는 등, 

악재가 겹쳐서 원래 계획했던 세션 수의 75퍼센트밖에 못하고 오레곤으로 떠나야 했다. 

그렇게 반 년 넘게 무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다가, 그간 벌어놓은 휴가를 다 써서 학교에 실험하러 돌아왔다.


목요일 아침에 도착해서 밤부터 실험을 시작했다. 첫 팀은 퍼포먼스가 그저 그랬고, 

두 번째 팀은 세션 캔슬에 리스케줄에 우여곡절 끝에 화요일인 오늘이 돼서야 세션 시작. 

약간 무리다 싶은 리크루팅 끝에, 세 번째랑 네 번째 팀은 어찌어찌 스케줄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수요일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니까, 적어도 월요일까지 데이터 컬렉션을 끝낼 수 있음 참 좋겠는데.

사실- 수요일 아침에라도 실험 끝낼 수만 있으면 진짜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실험할 작정을 하고 오긴 했다. 


오늘 아침엔 닥터 비와 리사를 함께 만났다. 실험 진행 상황, 졸업 스케줄, 디펜스랑 커미티 이야기 등등...

잡 서치 이야기도 했는데, 끝내기 전에 풀타임 오퍼를 받고는 회사가서 일하면서 데이터 분석하겠다며 

난 학생들이 실제로 끝을 내고 디펜스를 한 케이스가 정말 10퍼센트가 안 된다고.

...선생님이 매니저랑 어떻게 협상하는 게 좋을 지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그 미팅을 끝내고 코딩 관련해 여쭤볼 게 있어서 T선생님 방에 들렀었다. 

연구 이야기, 회사 이야기, 동네 이야기, 떠난 친구들 이야기, 아직 여기 있는 친구들 이야기 등등을 하다가

피츠버그로 간 L이야기가 나와 한참 two body problem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엘이랑 코디는 참 잘 된 거죠- 저는 요즘 포틀랜드에 있고 조엘군은 디씨에 있어서 힘들어요.

T선생님도 남편은 엔지니어고 선생님은 아카데미아에 계시다 보니, 

같은 도시에 job 잡기가 힘들어서 무려 10년째 주말부부 생활을 했는데, 

어느 한 사람이 희생하지 않고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라고-

안 그래도 그 때문에 곧 햄튼에 있는 remote campus로 떠나신다고 했다.


지난 목요일에 도착하자마자 리사랑 만났을 때도 그랬고, 

오늘 코어드바이저 두 분 다 만났을 때도 그랬고, 

아까 T교수님 방에 갔을 때도 그랬고-

사실 교수님들이랑 어찌보면 그리 매끄럽지 못한 한 해를 보내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언을 구하고 어떤 잔소리를 들어도 마음이 푸근했다.

같이 그랜트 일을 하고, GRA로 돈을 받고 그래서 보스와 직원 관계이기도 했지만, 

역시 이 분들은 선생님이고 나는 학생이었던 거구나, 싶더라. 


학생 노릇을 정말이지 너무 오래 했다고, 

이제 그만 졸업하고 move on 하고 싶다고 끊임없이 투덜댔지만,

오늘은 참, 학생으로 여겨주시고 토닥여주시고 꾸짖어주시는 선생님들이 너무 감사해서, 

학생이고 아직 그 분들 손을 떠나지 않은 제자라는 게 너무 다행스러웠다.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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