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살기 시작한 지 1년 반쯤 지나 어느 정도 살림이 짜인 내 아파트만 봐도 그렇다. 
문을 열고 들어와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흰색과 검은색의 가구 뿐이다. 
검은색 소파, 검은색 커피 테이블, 검은색 책장, 흰 식탁과 책상, 검은색 의자. 
하얀 벽엔 아무 것도 걸려있지 않고, 실용적인 목적을 지니지 않은-
'장식'이 목적인 물건은 한 가지도 없(었)다. 
그나마 너무 심심할까 싶어 포인트 컬러로 빨강을 쓰자! 라는 기특한(끙) 생각을 하고
가져다 놓은 것이 빨간색의 쿠션, 무릎 담요, 그리고 메모보드. 
침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덩그라니 놓인 커다란 침대엔
시트도, 베개 커버도, duvet 커버도 모두 하얀색. 
까만색의 서랍장 하나와 커다란 거울, 까만 사이드 테이블 하나..

옷장을 열어봐도 그렇다. 
주로 보이는 색은 감색, 카키색, 흰색, 검정색. 
원색의 스웨터는 딱 두 벌 있고, (숫자까지 기억하는 거 봐라)
꽃무늬 따위가 들어간 옷을 입기라도 하면 누가 잡아가는지
여성스런 프린트가 들어간 옷은 단 한 벌도 없다.
줄무늬 정도는 깔끔하다 생각해서 서너 벌 갖고 있고,
체크무늬 셔츠는 꽤나 좋아하는 편이라 몇 벌이 주루룩 걸려있다.

20대 후반의 여자치곤 꽤 건조한 취향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인형이라곤, 언니가 몇 년 전에 주었던 손가락만한 곰인형이 전부였던
단조로운 이 집에, 그제 컬러풀한 식구가 하나 들어왔다.
파란색과 하늘색의 몸통에 샛노란 뿔과 발톱을 달고, 
씨앗 모양의 눈을 하고선 씨익 웃는 트라이세라톱스 인형.  
인형 소재론 그리 흔한 초이스가 아닌 코듀로이 소재의 몸을 가졌고,
뿔과 발톱은 보드라운 플리스로 덮여 있다.

나는 공룡을 꽤 좋아해서, 어렸을 땐 플라스틱으로 된 
공룡 뼈맞추기 세트가 들어있는 사탕을 용돈만 생기면
가게에서 사들였던 적이 있다. 사탕은 뭐, 내가 먹기도 
하고 언니한테 주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 뼈맞추기 퍼즐(?)은 설명서를 펴놓고 숫자를 맞춰가면서
정성스레 하나하나 맞추고, 조립을 끝내고 나면 행여 망가질까 싶어 
순간접착제를 관절마다 한 방울씩 칠했던 기억이 있다. 
스테고사우러스, 트라이세라톱스, 티라노사우러스, 브라키오사우러스-정도가 
그 사탕에 따라왔던 공룡 셀렉션이었지 아마...

아무튼 그 때 이후로 공룡 장난감 비슷한 걸 가져본 적은 없었는데,
조카 준다고 사 놓은 공룡 인형에 집착하고 있는 나를 본 조엘군이
크리스마스 선물 중 하나로 이 인형을 찾아내 사 준 것. x)
그런데 이 녀석이 정말이지 좀 심하게 귀여운 거다. 
내가 인형을 (!!) 선물받고 이렇게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인 줄은 미처 몰랐다.

나 일하는 거 구경하라고 책상 앞에 앉혀두었는데, 볼 때마다 씨익- 나도 웃게 만든다. 녀석. 후훗.



아무튼, 결론은 공룡 인형 사주는 남자친구가 있어서 햄볶는단 뭐 그런 얘기였음.
(물론 크리스마스 선물 중에 하이라잇은 키스쟈렛 콘서트 티켓이지만.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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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학생'이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살지만, 
사실 그렇게 '가난'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니다. 
나한테 가난함이란, 당장 쌀을 살 돈이 없어 가구를 팔고-
비싼 반찬 만들 돈이 없어 양배추만 내내 삶아먹고, 그런 거니까.

그렇지만 가끔 상대적인 가난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건 주변 동료들이 새로운 전자제품(?)을 사들일 때. 
같은 오피스를 쓰는 친구는 올해 맥북프로에 카메라에 아이팟만 두 번을 바꾸더니 
오늘은 부모님이 아이패드 사주셨다고 자랑을... 

그래...나도 작년 초에 택스리턴 받아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킨들 2를 사들인 전과가 있기는 하다만. 

그래서 뭐 하고 싶은 말은, 
오피스 메이트의 brand new 3G 아이패드가 부럽다는 그런 얘기. 큭. 

데이터 컬렉션 다녀오고 어쩌고 하느라 통장에 지독하게도 여유가 없어 
징징대보는 월요일 오후의 넋두리. 다 배부른 소리다. 안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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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삼 내 20대를 거의 다 미국에서 보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여기서 7년을 넘게 살았지만 나는 아직도 미국인들은 이래, 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여러 주와 도시와 학교와 직장과 여행지를 옮겨다녔다 한들, 
나와 부딪힌 이들이 보여준 것은 그 각각의 개인이 지닌 모습이었을 뿐이지 않나.

어찌어찌 규정짓자면 일반적인 특성을 한 가지쯤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리적으로 그어진 국경, 그 테두리 안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그 모든 이들이 똑같은 특성을 지녔으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 
만에 하나 비슷한 성질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예외가 좀 많겠느냔 말이다.
인류학적 사회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이야기라면 조금은 신뢰가 갈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니, 어떤 집단에 속하는 이들은 이렇노라고 섣부른 꼬리표 붙이기를 하고,
더 나아가 그런 편견을 갖는 걸 합리화까지 하는 이들을 보면, 경솔하다 여길 수 밖에.

그래서 나는-
몇 주 여행하러 오신 분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 사람들은 이렇다 저렇다 말씀하시던 것이 참 생경했고, 
알고 지내는 미국 노인이라곤 한 분 뿐인 선배가
미국 할머니들은 이런 특징이 있더라 말하는 게 참 거슬렸고-아무튼 그렇다. 

A라는 사회의 a1이라는 구성원을 만나고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면, 
제발 A사람들은 이래-라고 말하지 말고 a1은 이러저러 했노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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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음

재잘대다 2010. 8. 14. 01:26 |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세차를 하기 위해 자동 세차장엘 갔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투입구에 넣고
오랜만인데, 라는 생각으로 무려 9불이나 하는 Super Wash Plus를 선택-
영수증을 뽑아 자리에 놓고 아이팟 음악을 바꾸려고 
만지작대다 고개를 드니 녹색불이 선명하게 
"Drive Forward"라는 메세지를 비춘다. 
아함, 그럼, 앞으로- 메세지가 머리에 입력되는 순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차는 앞으로 굴러가는데...

창문 닫는 걸 미처 생각못하고 차를 진행시켜 버린 게 아닌가-
아차, 하고 깨달았으나 때는 이미 늦어 비눗물이 열린 창 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창이 닫히기까지의 5초는 참으로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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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iator sunglasses.

재잘대다 2010. 7. 11. 05:30 |
18학점 코스웍과 GRE 준비, 파트타임 도서관 아르바이트, 취업이며 대학원 진학 준비 등등으로 
과로와 스트레스에 죽어가던 학부 4학년 2학기. Retail therapy의 힘을 빌리고자 큰 맘먹고
레이밴 선글라스, bubble wrap aviator를 하나 샀었다. 

사진 출처: http://content.nordstrom.com/imagegallery/store/product/large/7/_5695527.jpg


에이비에이터 관련 아이템이라면 다 집착하는 증세는 말할 것도 없고,
Mirror surface라 은빛도는 브라운의 렌즈 컬러도 맘에 들고, 
약간 얼굴선을 따라 wrap-around 된 프레임 디자인도 잘 어울려서
그 때부터 4년을 해 날 때마다 늘 끼고 다녔다. 

그런데 아무래도 얇은 와이어 프레임인데다가 
칠칠치 못한 성격이라 한 번씩 잘 떨어뜨리고 그래서
프레임이 약간 어긋나서는, 렌즈 닦다가 조금만 힘을 줘도 
왼쪽 렌즈가 빠져버리는 상태가 된 거지. 

애지중지 하는 녀석이라 속상했지만 구입한 지가 이미 4년이라 
워런티 끝난지는 오래고-그래도 혹시, 돈을 주고라도 고칠 수 있으려나 해서 
언젠가 필라델피아에서 선글라스헛 매장에 갔을 때 물어봤더니, 
매장에 가지고 오면 프레임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한 번 가야지, 생각하던 차에 그제 Roanoke에 들를 일이 있어 쇼핑몰에 간 김에 
선글라스헛에 가서 프레임을 바로 잡아 줄 수 있을지를 조심스레 물어봤다. 
그랬더니 매장에 있던 직원 총각이 한 번 보여달란다. 

이래 저래 선글라스를 살피는 총각 앞에서 주절주절 설명을 했다-
프레임이 어긋나서 그런지 조금만 힘을 주면 렌즈가 빠지더라.
산 지는 오래됐는데, 다른 매장에 물어보니까 갖고 오면 프레임
바로잡는 툴이 있다고,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정말로 그래? 
대답없이 렌즈를 빼보고 끼워보고 하던 이 총각이 묻는다,

"이거 선글라스 헛에서 산 거야?"
"응. 이 매장은 아니고 플로리다 있을 때."
"흠...그래. 바로 고치긴 힘들 거 같고, 프레임 문젠 거 같으니까 새 걸로 바꿔주지 뭐."
"으응? 정말? @_@"
"응. 여기 form 좀 작성해서 넘겨줘. 그리고, 어느 매장인지 혹시 기억나?"
"데이토나 비치- 볼루지아 몰에 있는 매장이었어."

내가 써서 넘겨준 폼을 갖고 컴퓨터에 이거저거 두들기며 입력하는 총각...
소심한 나는 다시 한 번 물었다. 
"이거, 산 지 3년도 넘은거라, 워런티 끝난지 오랠텐데..."
"That's all right. Don't worry about it."

어허...그리하여, 나는 프레임 수선 좀 받을 수 있을까 해서 들어갔던 선글라스 헛에서
4년 가까이 썼던 선글라스를 반짝반짝 새 제품으로 교환받고는 행복해져서 매장을 나섰다. 
정말이지,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구나 싶었다. 
 
정확히 언제 구입했는지를 밝히지 않았으며,
내가 떨어뜨려서 프레임이 그렇게 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구입 당시 영수증 같은 것도 챙겨두지 않은 이 죄많은 (?) 고객에게 
감동을 안겨준 그 선글라스 헛 매장 총각은 복 받을지어다. 

근데 정말, 왜 그렇게 해 준 걸까? *_* 참으로 미스테리다. 
총각, 내가 다음 번에 꼭 돈 벌어서 거기서 선글라스 하나 더 팔아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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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엘은 아일린의 졸업식에 참석하러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내려갔다. 
나도 초대를 받긴 했는데, 일이 많다는 핑계로 함께 가지 않았음. 
다음 주 금요일엔 조엘의 commencement라 그의 가족들이 다 올테니까. 


#2
지난 2주 정도 매크로 프로젝트 보고서, 클라이언트 발표, 클래스 발표 등등으로 
굉장히 바빴는데, 다행스러운 건 그런 일련의 행위들이,
(스스로를 조금 더 밀어 붙이고,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기분 좋은 하이텐션을 갖고 오더라는 것. 
사실 이번 학기 내내 자꾸 늘어지는 마음을 추스려 공부하고 일하느라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진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좋으네, 지금은.


#3
집에 케이블 TV가 없다. 로컬 공중파도 digital TV로 바뀌면서 나오질 않기 때문에,
텔레비전은 그냥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것들만 본다. 
미국 드라마랑 토크쇼 두어 개 훌루에서 챙겨보고,
그리고 가끔 보는 게 네이버 스포츠에서 해 주는 한국 프로야구인데,
부산에서 태어났고, 엄마아버지가 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사직구장에 다니셨기 때문에- 일종의 모태신앙(?)에 가까운 자이언츠 팬덤인 셈. 

(작년에 네이버 야구 동영상, 동시 접속자수 제한이 생기면서 해외에선 도저히 볼 수가 없었는데-
올해 네이버에서 제한을 다시 풀었다. 그러더니 스노우 레오퍼드로 업그레이드 한 뒤로 안나와서 
또 뭔가 했었는데, 64비트로 설정 돼 있는 사파리를 32비트로 다운그레이드 하고 
실버라이트 최신 버전 깔면 나온다는. 사파리랑 파이어팍스는 되는데, 크롬은 지원하지 않음. 
근데 이게 집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또 -_- 안나오는데, 학교 VPN을 통하면 나오는...
아, 암튼 꽤나 복잡하지만 아무튼, the point is, I CAN watch those replays on Naver.)

오늘 오피스에서 몇 시간 테드 번역 리뷰 작업을 끝내고 집에 와서는
풀 게임을 봐야겠다고 별렀던 조정훈 선발의 롯데와 두산의 경기,
다시보기를 틀고 맥주를 한 병 열었다. 

조정훈 선발에, 조성환 박기혁도 복귀했고, 클린업트리오도 건재하고-
타선 폭발한 재밌는 게임이었는데다, 또 해설은 하일성 아저씨-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_<

2년 전에 마지막으로 한국에 갔을 때, 
그 여름은 정말 맥주와 야구로 점철된 한 달을 보냈었다. :-)
잠실구장에 롯데 경기를 두어 게임쯤 보러 갔었고,
저녁에 야구할 시간이 되면 아버지 사무실에 가서, 
혹은 집에 일찍 들어가서 같이 맥주 마시면서 야구를 보곤 했었다.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로 포크볼을 던져대는 조정훈 투수를 참 좋아했었는데,
손민한 투수가 여전히 부상으로 재활중인 지금, 
그 때만해도 유망주에 끼던 조정훈이 팀의 에이스란다. 헤헷.

여름에 한국 가는 것- 더워서 별로지만, 그래도 엄마아버지랑 야구장 가고싶다. 
등에 맥주통 지고 다니면서 팔던 잠실구장 하이트 총각들은 여전하려나. 

(한국 티비를 정말 백만년만에 보는 셈인데, 광고 시간 때마다 뭔 놈의 
대출 광고가 저리 많이 나오는지. 고리대금업자들아냐, 쟤네들 다. 끙.)

암튼, 잡담은 이쯤. :-)
Posted by CoolEngineer
:


프로젝트 웹사이트: http://drop.io/singtogether

This was a collaborative singing project done by 20 or so people who met on Twitter. 
People from all over the planet- Korea, US, Australia, and more- sang and uploaded files. 
Then it was re-created into this song. 

It might sound like cacophony, but we were happy, singing together, 
being reminded of our dreams that we might have hidden deep inside our hearts. 

(유투브에 jump2space로 포스팅한 코멘트)

@sungwookim 님, @heterosis 님, @seoulrain 님의 듀엣곡 이야기에서 시작된 트위터 '떼창' 프로젝트. 
처음 성우님이 MR을 올리고 프로젝트 웹사이트 링크를 올렸을 때, 나는 어디까지나 구경꾼-의 입장이었다. 
연주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몇 분이 재밌는 프로젝트를 하시는구나-라고. 
해보고 싶지만 거위의 꿈은 남자노래잖아. 너무 어렵잖아, 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던 중, @sookmook 님의 노래가 올라왔고- 마음으로 부른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거위의 꿈, 이 그런 노래니까. 비웃음 당하기도 했고, 지금 당장은 좇을 수 없어 묻어뒀지만, 포기할 수 없는 그런 꿈에 대한.

그런 꿈 하나씩 가슴 깊이 안고 미국에서, 한국에서, 호주에서, 세계 곳곳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목소리를 버무려,
하나의 곡으로 엮어낸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 될까-라고 생각했고, MR곡을 받아놓고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노트북 앞에 앉아 끙끙대며 노래를 녹음하고 지우기를 십수번, 도저히 고음이 올라가지 않아서
내 멋대로 중간에 한 옥타브를 낮춰 불러버린 그 파일을 업로드한 지 채 이틀이 지나지 않아-
서울비님의 믹싱작업이 끝나고, 이렇게 멋진 노래로 다시 태어난 거위의 꿈. 

예쁜 목소리, 거친 목소리, 쑥스러운 웃음소리, 와 잘한다-하는 코멘트까지- 
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인 거겠지. 

소셜 미디어의 힘은, 이런 데 있다고 믿는다.
누구든 모여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루어 내는 것.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내 마음이 기꺼워서 참여하는 것. 

이 멋진 프로젝트에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 오픈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함께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끝없는 동지애를. 


+ 결과물이 포스팅 된 후의 트윗으로 후기 더하기.

sungwookim집단과 자발성의 힘. 그리고 그 노래 가사에 담겨 있듯 
이 지랄같은 세상에 대한 저항의 힘 아닐까요? 그래도 노래가 있어 살만한 듯.

heterosis @seoulrain ^^ 둘의 듀엣곡으로 시작했던 일에서 엄청난 창발효과가 나왔죠? 
이런게 바로 의도하지 않은 창조성, 무대뽀 정신. 앞으로도 힘 닿는데까지 가보는 겁니다. 
보여주죠. 트위터는 유명인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

heterosis사람사는 맛이란 이런 것일테다. 파티로 모여 웃고 떠드는 것보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일이란 이런 일일게다. 쉽고 소박하며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런 쉬운 일을 점점 잊고 산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거, 어려운 일이 아니다


+ MR을 연주하신 @sungwookim, 가이아 님의 후기.
+ 믹싱을 책임지신 @seoulrain, 서울비 님의 제작후기. 
+ 코러스를 맡아주신 @chemistryofus, 화학양/피아노 님의 후기.

참여하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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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rgersen Bridge

재잘대다 2009. 9. 16. 02:46 |
학교 안에서 내가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내 오피스도, 도서관도 아닌 토거슨 브릿지. 

이 곳은 중앙도서관인 Newman Library 4층과 Computer Science 건물 (다른 과도 있지만 주로 CS)인 
Torgersen Hall을 연결하는 다리. 양쪽으로 늘어선 컴퓨터 부스엔 아이맥이 줄줄이 놓여있고,
중앙 홀에는 책상과 의자를 놓아서 스터디 라운지로 꾸며놓았다. 


Image source: http://www.flickr.com/photos/briansewell/543301347/

대학원 첫 학기를 시작했던 2007년 가을에는 과에서 내 연구실을 지정받지 못했고,
게다가 기숙사 신청을 늦게 했던 탓에 학부생 기숙사 (그것도 Freshman dorm...)에 살았기 때문에-
공부할 곳이 마땅치가 않아 늘 도서관과 대학원 중앙 건물을 헤메다니곤 했는데
여러 곳을 전전하다 정착했던 곳이 여기, 토거슨 브릿지.


Image Source: http://www.flickr.com/photos/kevincupp/383278101/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내는 적당한 소음이 있고, 높은 천정이 있고,
트인 공간이라 다른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이 다 보여서-
괜히 나도 집중해야할 것 같은 기분좋은 프레셔가 공존하는 곳. 

지도 교수님과의 길었던 미팅을 끝내고,
스블라키에서 기분좋은 점심 뒤, 브릿지에 도착. 
오늘은 저녁까지 여기서 공부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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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

재잘대다 2009. 9. 4. 23:50 |
이번 주말에는-

0. 리써치: Cultural Ergo 리딩, add something (probably revised research model) to the proposal (sigh),
지난 주 & 이번 주 데이터 정리, SMM 인스트루먼트 드래프트 수정, 실험 디자인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준비
1. 집안일: 온 집안 배큠, 욕실청소, 밥해서 얼려놓기,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다 써야한다는...된장찌개랑 카레랑 호박나물? -. -
2. 운동: 수영이랑 웨잇 (금), 하이킹 (토), 러닝 (일)
3. Misc: 시디랑 디비디 블로그 포스팅 (!!), 토요일밤 풋볼, 일요일 저녁에 Seon군 도착

아이쿠. 바쁘네. 

학기 시작한 지 2주쯤 되었다. (벌써!)
잠을 줄이고 루틴을 수립하는 건 어느 정도 되었으니,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에 힘쏟아야겠구나.

아...그제 오픈해버린 와인도 다 마셔야 하는데.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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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요즘은 좀 심하다 싶을만큼-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을 기록하는 작업에 소홀해져있다. 
손으로 쓰는 일기도, 손으로 쓰기 귀찮을 때 fragment 폴더에 쌓아두는 텍스트 파일로 쓰는 일기도,
아니면 하다못해 싸이월드나 블로그에 남기던 글줄도 전혀 손대지 않은지가 한 달여.

가끔 넋두리에 가까운 짧은 몇 문장을 트위터에 남겨놓은 적은 있을 지 모르지만, 트윗은 너무 짧아서. 
그게 다라서.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또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함으로써 얻게 된 것은 무엇인지- 
전혀 정리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 할까. 물론, 다 내가 게을러서 그런 것이겠지만.

 
둘. 
좀 더 열중해서 하루를 꽉 채워 살아가고 싶은데. 그래야 하는데. 
봄학기 동안, 정말 burn out 될 정도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산 다음, 
여름부터 시작된 무기력증을, 가을학기가 시작된 지금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무언가를 생산해내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바꿀 필요가 있다. 
캘린더에 리스트업 된 to-do 아이템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신명나 할 순 없나. 
분명히 하나, 또 하나 지워가는 재미를 느꼈던 날들이 있었는데. 


셋. 
내 머리로 연산하고 사고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라니, 씁쓸하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종이에 닿는 펜의 감촉을 즐기고, 손가락에 박힌 못을 즐겁게 쓸어보면서. 
공부할테다. 다행히도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니까. 


넷. 
"Intelligence is necessary, but persistence is absolutely necessary."
자꾸만 떠오르는 이 문장. 
유치하지만 프린트해서 책상앞에 붙여놓을까보다.












Posted by CoolEn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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