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공부하다 2013. 2. 22. 08:17 |

그제와 어제는 정말 많이 쓰질 못했다. 

역시 난 일 호흡이 짧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단기간에 집중해 끝낼 수 있는 프로젝트라든가 

팀이 있어서 자극받고 도와가면서, 

accountability 따져야하는 프로젝트들은 잘 하면서, 

혼자 골방에 박혀 길게 주절주절 썰을 풀어야하는- 

그것도 백만년째 붙들고 있는 이놈의 논문은 왜 이리 꼼지락대는지. 


드래프트 약속한 날짜가 다가온다. 

실제로 머리를 굴려 쓰는 시간과, 이거 얼른 써야하는데 

걱정하며 보내는 시간이 거의 비등비등, 한심하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귀찮고, 

자꾸만 시비걸고 싶고, 

싸우고 싶고. 

참, 그르타.


오늘 마무리 하기로 정해놓은 챕터가 있는데,

운전면허증을 변경+갱신해야해서 DMV에 다녀오느라

학교 들어온 게 이미 오후 세 시에 가까운 시각이었다. 


선배가 참고하라고 한 달 전에 건네준 페이퍼를

지금에서야 들춰보고는 내가 삽질한 걸 깨닫고 또 답답해하고.

그런데 오늘 끝내기로 한 챕터는 이거랑 아무 상관없는데-

자꾸만 여기저기 산만하게 흩뿌려지는 정신하고는. 


------


여기까지 쓰고 있다가, 

후배가 지나가다 날 알아보고는 이것저것 묻는데 답하고,

질문에 답을 해 주다 보니 아, 이거 얼른 써야겠다는 

위기감이 확 들어서 열심히 메쏘드 챕터를 고쳤다. 


- _-; 나는 qualitative data 디스커션을 써야한다고 지금. 


끙. 


쓰자. 저녁밥으로 맥앤치즈도 먹었는데, 

이 어마어마한 양의 carb와 fat에 상응하는 글을 써야지 않겠나.




Posted by CoolEngineer
:

1. 

몇 시간을 랩탑 앞에 앉아 진도를 못 나가고 있으니, 자꾸 만년필에 눈이 간다.

오늘은 펠리칸 M205가 자꾸 눈에 들어와서 리뷰 읽어보고 괜히 eBay 뒤져보고...-. -a  

뭐, 그럼 뭐하나- 만년필 지를 여력은 안 되고, 파카 큉크 블루블랙을 한 병 질렀다. 


2. 

지난 주 프로그레스 미팅 들어갔을 때 폼에 사인해달라고 프레라를 내밀었었는데, 

K교수님, W교수님 두 분다 만년필 덕후인 걸 그제서야 알았다. 

폼은 보지도 않고 이 펜은 뭐니, 일본 거구나, 어디서 구했니-

온라인에서 주문한거라 하니 당장 그 웹사이트 이름 내놓으라 하시더라. ^^;

졸업할 때 감사 선물로 J. Herbin 애니버서리 잉크나 한 병 사드릴까, 싶었다.


3. 

3년전이던가, 처음으로 샀던 만년필은 파란색의 라미 사파리, 스테인리스 스틸 EF촉이었다. 

사각사각, 꽤나 강성의 촉이었고 종이를 긁는 느낌이 강했고, 길들이는데 한 달은 넘게 걸렸었다. 

딸려온 라미 블루 잉크는 꽤 연하게 흘러 맘에 안 들었었는데, 누들러스 블랙 잉크로 바꾼 뒤론 꽤 만족스럽게 썼다. 

언니가 달라고 졸라서 언니한테 보내주고, 나는 파일럿 프레라를 질렀었지. 


프레라는 라미에 비해서 닙 느낌이...낭창낭창? 부들부들 종이 위를 잘도 미끄러지는데다 

잉크흐름도 엄청 좋아서, 라미에 비교하면 새까만 글씨가 마르는데 꽤 오래 걸리는 편.

그렇지만 역시, 난 손이 큰데 프레라는 길이가 짧아 무게 중심이 잘 안 잡히는 게 조금 문제였다. :$


일본 펜 F닙은 쓰고 싶고, 프레라는 너무 작고- 해서 궁시렁대고 있다가, 

작년에 인턴가서 첫 월급 받자마자 지른 펜이 세일러의 레글러스 F촉. 

프레라에 비하면 닙이 훨씬 딱딱하고, 잉크 흐름도 적어서 적응이 되려나-하면서 갖고 다녔는데,

닙을 다 길들이기도 전에 웬걸, 실험한다고 두 캠퍼스를 무한반복하는 북새통에, 잃어버렸다. ;ㅅ;


결국은 회사에서 아무 펜이나 주워다 쓰고, 편지나 일기는 프레라로 쓰고, 그러면서 버티다가

라미 사파리 블랙닙이 훨씬 부드럽다는 리뷰에 사파리 차콜블랙을 들였다. 

그래, 라미 그립감이 정직하고 좋았었어, 생각하면서 사파리에 다시 정붙이고 있는데,

무려 반 년을, 사흘이 멀다하고 엉엉, 내 세일러, 하면서 속상해하는 꼴을 본 조엘군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세일러 레글러스를 다시 사 준거지. *_*


그리하여, 현재 갖고 있는 만년필이 세 자루가 되었다는 얘기. 

파일럿은 쪼끄매서, 조카가 학교 들어가면 혹은 초등학교 고학년쯤 돼서 필기구에 정도 붙이고 

하는 나이가 되면 물려줄까 싶다. 이모가 논문 쓴다고 삽질하던 대학원 시절을 함께한 펜이노라, 하고.


그래, 잠도 안 오고, 집중도 안 되는 마당이라, 시필놀이도 해 보았...(sigh).





Posted by CoolEngineer
:

1월 16일에 시작해서, 12월 14일이 인턴십 마지막 날이다. 

시작할 때 목표는, 인더스트리 리서치 경력 쌓기, 네트워킹 하기, 

맘에 드는 팀에서 풀타임 오퍼 받기- 이렇게 세 가지였는데, 모두 완료.

Mobile communication group 안에 있는 smart device innovation 팀에서, 

HCI engineer/UX researcher로 오퍼를 받았고, 학위 받는대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11월 중순에 받은 우리팀 오퍼를, 내가 가고 싶어서 인터뷰 하자고 

찌르고 있던 팀 매니저한테 들이밀고는 나 11월 말까지 결정해야 하니 

인터뷰 일정 당겨달라고 우겨서추수감사절 연휴를 전후로 휴가 안 간 사람들 

긁어모아서 후다닥 인터뷰를 보고는, job talk 한 번 없이 속전속결로 오퍼를 받았더란 스토리-

운이 참 좋았던 게, 인터뷰 해야했던 사람 일곱 명 중에서 세 명은 예전에 나랑 1x1 미팅을

여러 번 하면서 커리어 계획이며 프로젝트, 논문 이야기 등등 썰을 풀만큼 다 푼 사이였어서, 

그 사람들이 굳이 다시 인터뷰 안해도 오케이라고 해 준 덕택에 일이 수월하게 풀렸다.

평소에 이 회사에서 UX한다는 사람이면 디자이너든 리서처든 엔지니어든 

그저 만나서 친한 척하고 수다떨고 조언듣고 했던 게 결실을 본 셈이다.


다른 회사를 알아보지 않은 것도 아니고, 아직 연락 오는 곳도 있고 하지만,

일단은 인텔에서 몇 년 꾸준히 일하면서 경력쌓고 포트폴리오 늘리기로 마음먹었다.

교수님이랑 컨퍼런스 콜 하면서 취직했으니 졸업만 하면 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럼 잡톡 연습 안시켜도 되는구나 하고 좋아라 하시더라. ㅎ_ㅎ


불과 다음 주 목요일이면 컴퓨터 반납하고 정리해야 하는지라, 

이제 프로젝트 마무리하면서 논문 모드로 기어를 바꾸는 중이다.


이제 남은 건, 이사 준비와 조엘군 잡 알아보는 것 (두둥).

조엘은 자바를 주 언어로 쓰는 소프트웨어 디벨로퍼라, 인텔 말고도 근처에

시스코, 세일즈포스, 오토데스크, 야후, 오라클 등등 텍 회사들이 꽤 있어서

잘 찾아보면 어디가 됐든 취직은 하겠지 싶다. :-)


내가 어디에 풀타임을 잡든 무조건 따라와 주겠다고 한 조엘군, 생각할 수록 신통하다.

혹시나 아이오와 같은데에 잡이 덜컥 잡히면 어떡할거냐,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정색하고 거기 평생살진 말자고 조건을 달겠지만, 그래도 네가 가는데면 옮길거다-했었지.


아무튼. 이제서야, 터널의 끝이 보인다. :)



Posted by CoolEngineer
: